[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시가총액 9위 네이버(NAVER)의 주가가 계속 해서 급락해 결국 1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네이버를 6일 하루 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고 외국인들의 ‘매도폭탄’마저 연일 이어진 가운데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물량을 받아간 모습이어서 우려가 제기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9위 네이버 주가가 계속 하락 중인 가운데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KB국민은행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성장주로 손꼽히는 네이버 주가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에만 해도 38만원을 넘보던 네이버 주가는 국내 증시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6월 이후부터 바닥을 모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달 들어서는 주가 20만원선이 깨졌고, 10월 들어 또 다시 급락해 현시점 주가는 16만원대까지 내려왔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네이버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28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은 우선주를 제외하면 코스피 전체에서 9위다. 통상 카카오와 함께 성장주로 거론되지만, 지난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던 카카오에 비해 네이버는 저평가돼 왔다는 시장의 인식이 없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구도와 주가가 함께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었지만, 주가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오히려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5일 양일간은 도합 15% 정도의 급락장세가 펼쳐졌다. ‘미국판 당근마켓’이라 불리는 C2C(소비자간 거래) 기업 포쉬마크를 인수한다는 공시가 계기였다. 인수가격 16억 달러로 한화 2조3000억원을 호가하는 네이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다. 네이버 경영진은 자신만만하게 인수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너무 비싸다’로 수렴하고 있다.
결국 주가는 지난 5일 16만4000원으로 마감하면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열풍으로 인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매매동향도 좋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7거래일 연속 네이버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인들은 이 중에서 주가가 급락했던 4일과 5일에는 각각 3161억원, 4173억원을 매도했다. 이틀간 무려 73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판 셈이다. 이 기간 네이버 시가총액은 약 4조8000억원 증발했다.
외인들이 팔아치운 물량은 거의 대부분 개인들이 받아갔다. 개인은 네이버 주식을 지난 4일에 3188억원, 5일 3617억원어치 사들이며 소위 말하는 ‘줍줍(저가에 물량담기)’에 나섰다. 6일인 이날 외인과 기관이 다시금 물량을 매수하며 주가도 전일 대비 2% 정도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간의 급락폭에 비하면 반등세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목표주가들이 내려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38만원에서 26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삼성증권도 35만원에서 28만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5만원에서 28만2000원으로 내렸다. 매도 리포트가 거의 없는 국내 증권업계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로 급격하게 목표주가를 떨어트린 것은 사실상 매도 사인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커머스‧광고 등 네이버의 외형을 이끈 요인들이 최근 약해지고 있고, 여기에 비용 부담까지 가중돼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아직 영업적자인 포쉬마크가 연결 편입되면 네이버 수익성은 중기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