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지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의 비상문을 연 승객이 중국 최초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12일 AP통신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월 옌지(延吉)공항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비상문을 열어 이륙을 4시간이 지체시킨 한 승객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기소됐다.
▲ 성이 퍄오(朴)씨인 이 남성은 지난 2월 12일 옌지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OZ352편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는 동안 비상문을 열었다.(기사내용과 무관)/아시아나항공 |
중국 민용항공국은 올 들어 4개월 동안 쿤밍(昆明), 충칭(重慶), 난징(南京) 등지에서 비행기가 유도로를 이동하거나 대기하고 있는 동안 탑승객이 무단으로 비상문을 열었던 사례가 12차례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한 남성은 이런 무단 개문 행위로 중국에서 첫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성이 퍄오(朴)씨인 이 남성은 지난 2월 12일 옌지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OZ352편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는 동안 비상문을 열었다.
그 즉시 비행기에서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졌고 승무원들은 비행기를 정지시키기 위해 비상조치를 취해야 했다. 이로 인해 이륙은 4시간이나 지연됐고 공항 운영도 심각한 혼선을 빚었다.
퍄오씨는 핸들을 실수로 돌려올리는 바람에 비상문이 열렸다고 해명했으나 규정에 따라 10일간 구금됐다. 한국 성씨인 박씨로도 볼 수 있는 이 남성에 대해 중국 당국은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퍄오씨는 지난 3월 13일 지린(吉林) 공항공안국에 의해 공공안전 집행 위해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퍄오씨 외에도 지난 1월 베이징공항의 국내선 항공기에서 이륙지연에 격분해 2개의 비상문을 열었던 관광객 저우웨(周躍)는 '관광객 블랙리스트'에 올려져 공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저우웨는 당시 15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12차례의 이런 비상문 무단 개문 행위에 대해 중국 당국은 "항공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비행기 운항을 방해하고 사회적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이런 사례가 몇차례나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중국 당국은 과거에는 이런 행위가 매우 드물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항저우(杭州) 공항에서 승객들이 비행기에 오르는 동안 한 남성이 외부 공기를 맞으려 비상문을 열었던 사례가 있었다.
최근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의 상당수는 처음 비행기를 타본 사람들로 항공안전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 당국은 최근의 사례를 묶어 계도용 책자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