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2022 세제개편안’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세제 지원, 기업 승계 등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적인 부분과,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 평가 및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2022 세제개편안’이 실현되면 민간, 기업, 시장의 역동성이 높아져 현 경제 상황에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법인세 세율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특히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법인세율 인하, 해외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 조정,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종료 등 과세체계를 정비한 점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한 조치라는 것이 한경연의 평가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되돌리는 것이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전 정부가 세제를 과도하게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조세원칙이 훼손되었고, 법인세 및 재산과세(상속·증여, 보유세·거래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등 과세체계 정비가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 내용인 ‘법인세 인하’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추정한 결과, 법인세율이 3.3%p 인하되면 자본의 사용자비용은 3.89% 하락하고 총투자는 49조537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 됐다.
또 GDP는 2023년에 2.1% 증가하는 등 10년간(2023~2032년) 연평균 1.4% 성장할 전망이고, 가구당 근로소득 역시 연평균 62만~80만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 됐다.
조 실장은 “법인세율이 인하되면 ‘자본의 사용자비용 하락 → 투자 증가 → 자본스톡 증가 → 노동의 생산성 증가 → 성장률 증가’라는 경로를 거쳐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법인세 인하로 민간‧기업‧국가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2022 세제개편안’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세제 지원, 기업 승계 등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적인 부분과,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R&D 세제지원이나 기업승계 및 최대주주할증평가 등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적인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대기업의 R&D 세제지원에 대한 시설투자세액공제 중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만 2%p 인상되었을 뿐, 그간 축소됐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에 대한 개선안은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또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지원하고 있는 현행 기업승계 관련 상속세제에 대한 정책방향 변화가 없어 대기업의 승계에 여전히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R&D 관련 조세지원, 특히 축소된 대기업의 R&D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지원을 원칙허용 방식으로 전환해서 기업의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한 기업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승계 관련하여 단기적으로는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할증평가 폐지 등으로 기업승계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인 대안으로 자본이득세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제개편안이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안타까운 대목으로 꼽힌다. 현재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소수 재벌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며, 해당 법안의 통과를 막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들 사이에서 법인세 인하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를 파악하면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기업이 법인세 부담을 낮추게 되면, 경제성장이 촉진되고 이에 따른 세수 확보도 안정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