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보름동안 진행한 자신들의 군사훈련 소식을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계기로 보도하면서 ‘전술핵 탄도미사일 발사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날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 운용부대 발사훈련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지휘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의 한반도 전개를 비롯해 26~29일 한미 연합해상훈련 및 30일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 10월 6일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한반도 재출동 및 7~8일 한미 연합기동훈련까지 상세히 언급했다.
그러면서 “적들이 우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며 지역의 긴장수위를 더욱 고조시키는 유감스러운 태도를 고취했다”며 “적들에게 강력한 군사적 대응 경고를 보내기 위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각이한 수준의 실전화된 군사훈련들을 조직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리설주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 2013년 6월과 2016년 12월 김 위원장의 공군 부대 훈련 참관에 동행한 바 있다. 2022.10.10./사진=뉴스1
즉 북한은 한미 및 한미일 연합훈련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모의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으며,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미사일 표적은 모두 남한 지역의 항구 및 비행장, 군사지휘시설이었다.
북한은 25일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28일 남한 비행장에 대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29일과 10월 1일엔 표적의 상공폭발 훈련을 했고, 정밀 및 산포탄 타격 배합 훈련도 했다.
이어 이달 4일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로 일본열도를 가로질러 4500㎞계선 태평양상의 목표수역 타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6일 새벽엔 적의 주요 군사지휘시설 타격을 모의해 기능성전투부가 초대형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명중 훈련을 실시했고, 9일 새벽 적의 주요 항구 타격을 모의한 초대형 방사포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훈련 과정에서 “적들에게 우리의 핵대응 태세, 핵공격 능력을 알리는 경고를 했다”면서 “적들이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는 속에서도 여전히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또 “우선 우리는 더 강력하고 단호한 의지와 행동으로써 방대한 무력을 때없이 끌어들여 지역정세를 격화시키는 적들에게 더욱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원된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장거리포병구분대들과 공군 비행대의 합동타격훈련을 6일과 8일에 실시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2022.10.10./사진=뉴스1
여기에 앞서 우리군이 밝힌 것처럼 북한은 6일 폭격기와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편대비행 시위한 것에 이어 8일에도 사상 처음으로 150여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시에 출격시킨 사실을 밝혔다.
노동신문은 “공군의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이 진행됐다”며 “훈련에는 공군사단, 연대별 전투비행사들의 지상목표 타격과 공중전 수행능력을 판정하고, 신형 공중무기체계들의 시험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검증했다”고 했다.
우리군은 6일 12대 북한 항공기 출격 사실은 전했으나 8일 150여대 항공기 훈련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11일 “6일 폭격기와 전투기 12대 무력시위 때와 달리 8일 비행은 특별감시선 이북에서 이뤄져 당시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군도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수십대를 전방지역으로 긴급 출격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북한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했다고 밝힌 군사훈련에선 이미 완성돼 실전배치된 것으로 보이는 신형 전술핵무기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북한판 에이캐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와 미니 잠수한발사탄도미사일(SLBM)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특히 10월 1일 계룡대에서 국군의 날 행사가 있었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계룡대까지 거리가 350㎞”라며 “북한이 당시 발사에 대해 상공폭발과 직접정밀 및 산포탄 타격의 배합이라고 밝힌 점에서 어떤 의도를 전달하려고 한 것인지 상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북한은 4일 발사에 대해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화성-12형의 사거리를 늘려 알래스카나 하와이를 목표로 한 개량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 전술무기들의 실전 운용성을 검증하는 차원으로 평가하면서 동시에 한미일 연합훈련 대 중러 연합훈련 및 북한 미사일 대응이 동시에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레이건호가 전개된 상황에서 펼쳐진 한미일 연합훈련과 중러 연합 함대의 해상훈련, 중국 및 러시아 해군 함정의 한반도 동해 및 일본 일대 전개 시점과 겹친다”면서 “중국, 러시아 함대가 한미일 연합훈련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더욱 과감하게 미사일 발사 행보를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