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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 열렸는데…전세대출 변동금리 비중 94%

2022-10-12 11:23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전세자금대출을 이용 중인 대출자들의 94%가 변동금리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가운데, 전세대출 이용자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2030 세대의 변동금리형 전세대출 비중이 61%를 차지해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전세자금대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은행권에서 전세대출을 빌린 대출자(차주)는 137만 6802명으로 집계됐다. 20대 차주가 30만 6013명, 30대 차주가 54만 2014명으로 전체 전세대출자의 61.6%를 점유했다. 

전세자금대출을 이용 중인 대출자들의 94%가 변동금리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문제는 이들 대출자들이 전세대출을 변동금리로 실행했다는 점이다. 진 의원이 지난해 말 전세대출 금리 유형을 살펴본 결과, 변동금리형 대출은 전체의 93.5%에 육박했고, 고정금리형은 6.5%에 불과했다. 

대출자들의 변동금리 편중은 세게적인 초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변동금리형 전세대출 비중은 2019년 말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7개 은행의 전세대출을 살펴본 결과, 2017년 말 변동금리 비중은 90.5%(잔액 44조원), 2018년 말 93.9%(67조 3000억원)로 피크를 찍었다. 이듬해 변동금리 비중은 83.2%(82조 1000억원), 2020년 말 86.7%(114조 70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에는 93.5%(151조 5000억원)에 달했다. 

상품을 이용하는 대출자도 급증했다. 2019년 말 전세대출 이용자는 92만 4714명(총 잔액 98조 7315억원), 2020년 말 114만 4366명(132조 310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말 130만 4991명(162조 119억원), 올해 6월 말 현재 137만 6802명(169조 29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2030 청년층의 증가폭은 두드러졌다. 전세대출 이용자는 2019년 말 52만 2036명에서 지난해 말 79만 8580명으로 53.0% 급증했고, 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54조 7381억원에서 72% 폭증한 94조 1757억원을 돌파했다. 

유형별 전세자금대출 현황/자료=진선미 의원실 제공



전문가들은 지난 문재인 정부의 주택 공급·금융정책 실패가 전세대출 폭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전세대출 이용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20대 청년층이 은행에서 빌린 가계대출 약 67조 9813억원 중 35.1%인 23조 8633억원은 전세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11조 3104억원, 16.6%)과 신용대출(12조 1123억원, 17.8%)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

한편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0.50%p 인상한 연 3.00% 시대를 열면서, 변동금리형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대출자들의 빚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달들어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와 금융채 등을 전세대출의 지표 금리로 사용하는 일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상단금리는 이미 연 7%를 넘어서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우량주택전세론 금리는 1년물 금융채 기준 연 6.156~7.456%를, 6개월물 신규코픽스 기준 연 5.590~6.890%, 신잔액코픽스 기준 연 5.130~6.430%를 각각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의 'NH전세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금리는 금융채 25개월물(고정금리) 기준 연 5.80~7.10%, 6개월 기준 연 4.82~6.12%를 기록하고 있다. 

20대 청년층 은행권 대출종류별 잔액현황/자료=진선미 의원실 제공



신한은행의 '신한전세대출' 상품 3종(2년 만기,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 서울보증)은 신규코픽스·신잔액코픽스 기준 연 4.25~6.50%에 형성돼 있고, KB국민은행의 'KB 주택전세자금대출(2년 만기)' 금리는 신규코픽스 기준 연 4.67~6.07%에 형성돼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전세론(서울보증)'은 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 최저 연 5.14%, 1년 기준 최저 연 5.42%를 기록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고강도 금리인상에 나서는 미국이 11월과 12월 기준금리 발표를 앞둔 만큼, 금융채 금리가 추가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 대출이다"며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인해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되지 않도록 전세자금대출 대환대출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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