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1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대북 코인' 사업 연루설에 대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행안위 소속 조은희 의원은 이날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당시 서울시 간부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하던 간부들과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라며 "문제가 있으면 경찰 등 사법당국의 조사를 요청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에리카 강과 그리피스, 서울시와의 관련성이 김의겸 의원을 통해 불거졌다"라며 "사실이라면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돕겠다는 것으로 국제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5월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은희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대북 코인사업'은 미국의 가상화폐 이더리움 개발자인 버질 그리피스가 지난 2019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대북제재를 피해 가상화폐를 우회송금하는 기술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그리피스는 이 일로 미국 법원에서 징역 63개월을 선고받았다.
'대북 코인' 문제는 그리피스가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인 에리카 강 크립토서울 대표가 주고받은 이메일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조 의원에 따르면, 에리카강(강현정)이 대표로 있는 크립토서울은 2019년 서울 창업허브 블록체인 협의체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이들은 3일간 관련 행사를 주도해 서울시 산하 산업진흥원에서 지원금 1,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은 "여러 이메일을 비추어볼 때 당시 서울시 간부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하던 간부들과 정말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러며 "문제가 있으면 경찰 등 사법당국에 조사를 요청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국감장에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임 시장 시절 대북 코인사업에 대한 연루는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라며 "실무부서 차원에서는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 향후 내용을 파악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수사의뢰를 검토해보겠다"라고 답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열린 행안위 국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아울러 조 의원은 서울시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처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마자 남북협력기금에 242억2000만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직전 5년간의 집행 금액과 비교하면 15배가 넘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북 코인사업이 민주당 의원의 입에서 나와서 의혹이 제기되는 마당에 15배나 불어난 남북협력기금도 엉뚱한 곳에 쓰이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라며 "졸속으로 집행된 대규모 사업비가 적정했는지, 부적절하게 쓰인 곳은 없는지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오 시장은 "결과적으로는 미사일과 핵사용으로 돌아오는 등 실효성이 없는 예산집행이었다"라며 "현재 시 감사위원회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으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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