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갈등으로 치닫는 당 내분을 진정시키기 위해 삼국지의 고사 ‘읍참마속’까지 동원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13일 ‘공갈’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당을 위해서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을 요청했고 본인도 동의했다”며 최고원회 참석을 정지시키는 사실상 ‘최고위원직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 문재인 읍참마속 심정.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자숙 요청을 했지만 정 위원의 반발로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표는 즉각 “(정청래 최고위원) 자숙 내용이 미진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 출석 정지와 윤리심판원의 조속한 징계심사를 촉구하고 나서 당 내분은 진정되는 모양새가 아니라 오히려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 대표가 읍참마속까지 거론하며 정청래 최고위원의 자숙을 요청했지만 정 위원이 반발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내분은 더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윤리심판원에 제소된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심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규에 따르면 당의 품위를 훼손하는 경우 징계 사유가 되며 징계 수위로는 경고, 당원·당직 자격정지, 당적박탈인 제명까지 내릴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읍찹마속을 강조한 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에 대해 대폭적인 쇄신안을 내 놓을 것이란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랜 숙제인 친노와 비노 등 계파갈등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어떤 대책도 미봉책에 그칠 뿐이라는 것은 자타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 파문도 4·29재보궐선거의 참패 후 차 오르던 불만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제갈량이 눈물을 머금고 아끼던 부하 마속의 목을 벤 심정으로 문 대표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 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을 권했지만 이마저 무산됨으로서 문재인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사이에도 냉기류가 형성될 소지가 높아졌다.
비노 수장격인 김한길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안철수 의원은 원탁회의 불참 뜻을 밝힌 정청래 위원마저 맞서는 형국을 연출하면서 문재인 대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