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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시간'…대통령실이 웃고 있는 이유

2022-10-20 19:05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런 수사에 대해 저 역시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아는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수사 내용을 챙길 정도로 한가하진 않다. 그렇지만 '야당 탄압'이라는 얘기가 나오면 지금의 야당이 여당이던 시절에 언론사를 상대로 며칠 동안이나 압수수색을 했던 그런 것들을 좀 생각해보면 그런 얘기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국민들이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2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근길에 '민주당에서는 야당 탄압이다, 대통령실의 기획 사정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지'라며 기자가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대대적인 반발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선 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검찰 수사에 대해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사에 대해서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현 상황은 일촉즉발이다. 전날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해 민주당 의원이 집결해 그 앞을 봉쇄하고 나섰고, 검찰은 8시간 대치 끝에 철수했다.

10월 2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장동 민간사업자에게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하면서 검찰은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검찰은 "법률에 따른 원칙적 법 집행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민주당 대선자금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용 부원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한 가운데, 향후 검찰은 이재명 대선캠프로의 자금 유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캘 것으로 관측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의 경우, 검찰은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검찰은 국정감사 도중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적으로 청구했고, 탈북 어민 사건의 경우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조만간 검찰은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및 서훈 전 국정원장도 소환할 전망이다.

여러 수사 갈래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향해 좁혀들어가는 형국이다.

사실 이러한 현재 모습은 정치권 누구나 예상했던 대목이다. 지난 8월 28일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되던 당시부터 대통령실 안팎 분위기가 그랬다.

본보 취재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재명 당시 후보의 대표 확정을 바라는 분위기였다.

지지율 타개 차원에서 일단 그렇다. 또한 이 대표가 안고 있던 '소송 리스크'를 누구나 알고 있었기에 대통령실 관계자들 상당수가 이 대표 체제에서의 여야 대결 구도를 기대하기도 했다.

검찰이 김 부원장까지 체포하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 바야흐로 '검찰의 시간'이 도래했다. 포토라인에 설수록, 기소권을 쥔 검찰이 액션을 취할수록, 본격적인 수사 기간이 지나갈수록 이 대표가 설 공간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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