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CJ그룹이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업계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당장 이재현 회장이 선포한 2023~2025년 중장기 비전 실현을 위해서는, 성장을 목표로 임원진을 구성하되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CJ그룹은 24일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를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신임 대표로 임명하는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시기적으로는 지난해 보다 두 달 가량 앞당겼다.
CJ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가 예상되는 2023년은 그룹의 미래도약 여부가 판가름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중기비전 중심의 미래성장을 내년 이후 일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인사시기를 앞당겼다”고 했다.
(왼쪽부터) CJ주식회사 강호성 경영지원대표, CJ ENM 엔터부문 구창근 신임 대표, CJ올리브영 이선정 신임 대표./사진=CJ 제공
이번 인사에서는 속도감 있는 목표 실행을 위해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했다.
다만 지주사는 경영지원대표를 신설하고, 그 자리에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강호성 대표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CJ주식회사는 기존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를, 신임 강호성 대표가 대외협력 중심의 경영지원대표를 맡는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강호성 신임 CJ주식회사 경영지원대표는 법조계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22기로, 검사 생활을 하다가 법무법인 두우와 광장을 거치면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활약했다. 2013년 CJ ENM 전략추진실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그룹 전반의 대외환경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임자란 평이다.
강 대표가 지주사로 이동하면서,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신임 대표에는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가 내정됐다. 구 대표는 지주사 전략 1실장을 거쳐 CJ푸드빌, CJ올리브영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구 대표가 이끈 CJ올리브영의 경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연간 실적 2조 원 대박을 터뜨렸다.
공석이 된 CJ올리브영 대표 자리에는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선정 경영리더가 내부 승진해 취임한다. 이선정 경영리더는 1977년생 여성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이번 CJ그룹 인사에서 신임 임원은 44명이 나왔다. 신임임원의 평균나이는 45.5세로 지난해에 이어 젊은 인재 발탁 기조를 이어갔다. 30대 중후반인 오너 2세들과 실무진 사이 간극을 좁히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38)씨는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부사장으로, 장남 이선호(33)씨는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담당 경영리더로 각각 그룹 양대축에 근무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를 위해 중기비전 중심의 혁신성장과 최고인재육성에 나설 사업가, 전략가 중심의 발탁을 강화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CJ는 임원인사 직후 2023~2025년 새 중기비전 전략 실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C.P.W.S.(콘텐츠·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리티) 4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한 2021~2023년 중기비전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그룹 매출 성장의 70%를 4대 분야에서 만들어낸다는 목표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