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추경호 "론스타, 비금융주력자 아냐"…전성인 교수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

2022-10-24 17:1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론스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론스타는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냐"는 질문에 추 부총리는 "당시 금융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사실상 론스타는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론스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사진은 지난 5일 기재위 국감에서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론스타는 우리나라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론스타의 설립 서류를 보면 주 업무 범위가 첫 번째는 부동산 거래이고, 두 번째는 비금융회사를 운영했다"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도 비금융회사를 인수했으며, 이런 비금융회사들 자산 몇 개만 해도 2조원이 넘어 은행법에 근거한 비금융주력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1일 국제투자분쟁(ISDS)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부는 우리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는 론스타의 주장을 받아들여 약 2800억원 배상을 선고했다. 론스타 측이 청구한 46억 8000만달러(약 6조 1000억원)의 약 4.6% 수준이다. 이와 함께 2011년 12월 3일부터 이를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도 함께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론스타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금융주력자' 여부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법은 '은산분리'에 따라 비금융 부문의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이상 가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고 가정하면, 2003년 외환은행 인수부터 원천무효가 되고, 국제분쟁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우리 정부는 2003년 7월과 9월 사이 개정된 은행법에 따라 제일 먼저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심사했어야 했다"며 "2008년 9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론스타가 일본에 여러 비금융 시설을 갖고 있다고 했을 때 똑바로 대응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 정부는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로, 법을 위반했단 사실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가세해 김 의원은 "비금융주력자면 무조건 주식을 4% 이상 매수할 수 없단 걸 알면서도, 외환은행 매각 당시 국내법을 어긴 불법 투자자로만 매각 명령을 내렸다"면서 "비금융주력자로 판단했다면 우리 국민들에 약 2800억원의 부담을 지우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대기업 법인세 감면책도 도마에 올랐다. 기재부는 국감 하루 전날 발행된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인용해 '대기업 법인세를 낮추면 경제가 성장하고 부의 공평한 분배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국내 대기업의 외국인 주주가 40%대에 육박하는 점을 지적하며 법인세 감면이 국민들의 노후소득 형성에 도움되는 건 어불성설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해 "한 시점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연기금도 해외에 나가서 수익을 창출해 온다"며 "종합소득에서 차지하는 배당소득 연금소득액 비중 증가율을 보면 빠르게 저소득층에서도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론스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사진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편 이날 기재위 국감은 오전 10시부터 개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이날 오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혐의와 관련한 민주당사 2차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개의가 약 5시간 연기됐다. 국감은 오후 3시께 열렸지만, 여야는 검찰 압수수색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저희가 오늘 저희가 국감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국감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며 "국감 중에 야당 당사에 압색이 들어왔다고 하는 것에 대해 저희가 당혹스럽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태호 의원도 "이런 일은 저도 처음이다. 검찰이 총 동원돼서 전 정부와 야당 대표까지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대통령은 야당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은 "정부·여당은 지금 여소야대 상황 아니냐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협치해야 하는데 협치 대신에 대결 정치, 갈등 정치 택한 것 같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더 이상 색깔론을 동원해서, 또 검찰과 감사원 동원해서 신(新) 공안 통치 하지 말고 제발 국민 통합, 새로운 정치의 길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현재 드러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의혹에 대해 당당히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기 적폐청산 위원회가 꾸려지고, 적폐청산의 미명하에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있었다"며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예외적인 경우도 아니다. 현재 드러나 있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당당히 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도 "기재위 국감과 관련된 의사진행 발언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럼 정치가 뭐가 필요하겠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