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홍콩H지수(HSCEI)가 급락하면서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중 거의 절반 정도가 원금손실 위험에 놓인 것으로 파악돼 파급효과가 우려된다. 올해 들어서만 35% 넘게 하락한 H지수로 인해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발행물량 중에서 약 2조5000억원 정도가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콩H지수(HSCEI)가 급락하면서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중 거의 절반 정도가 원금손실 위험에 놓인 것으로 파악돼 파급효과가 우려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콩H지수(HSCEI) 급락으로 인해 H지수 ELS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 24일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HSCEI), 항셍테크지수는 각각 6.4%, 7.3%, 9.7% 급락했다.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에 이어 상무위원 전원이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결정되면서 ‘1인 독재’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중국의 방향성에 대한 세계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자본 유출에 자유로운 홍콩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그래도 중국의 빅테크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던 터였다.
올해 전체로 보면 H지수 낙폭은 35%가 넘는다. 이 유례없는 폭락장은 한국에도 전에 없던 위기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원금비보장 조기상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이 대규모 원금손실 가능성 앞에 직면한 것이다. ELS를 판매한 일부 시중은행은 ‘상황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나 개별종목 가격이 만기까지 정해진 조건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지만, 손실 발생 기준선인 '녹인 배리어(barrier)'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파생결합상품을 뜻한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판매한 H지수 연계 ELS 상품은 3100개를 넘는다. 한국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규모는 10조3036억원에 달한다.
현재 이 중에서 2조5000억원이 넘는 정도의 상품 규모에 대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지어 H지수 5000선이 무너지면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 규모는 5조7167억원으로 급증한다.
물론 아직까지 상품 만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손실액을 속단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작년 상반기 무렵 H지수가 고점일 때 판매한 ELS의 잔존만기는 아직 1년 반 정도 남아 있다. 다만 고객들의 불안이 커지는 것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안해하는 ELS 고객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ELS 잔존만기 1년 전부터 손실 가능성이 증가할 경우 월 1회 고객들에게 알리고 기초자산 설명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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