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가 2020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에 미달했다. 다만 세타2엔진 관련 품질비용 충당금을 제외한 수익구조는 양호한 추세가 계속되면서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기아는 25일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진행한 3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매출액 23조1616억 원과 영업이익 76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2.1% 급감했다. 경상이익은 54.6% 감소한 7300억 원, 당기순이익은 59.6% 감소한 4589억 원이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3분기 품질비용 충당금(1조5400억 원) 추가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이는 정상 추세에서 떨어진 부분이라 이를 제외한 상태에서 비교하면 수익성은 매우 양호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4분기가 수익성 면에서 가장 나은 실적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3분기에 놓친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을 4분기에 이룰 가능성을 암시했다.
주 부사장은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요인으로 △생산차질에 따른 공급자 우위 시장 상황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판매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효과 등을 꼽았다.
그는 "3분기까지 판매물량은 전년에 비해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당초 사업계획상의 기대치에 비하면 물량 차질이 있었다"면서 "올해 들어서도 계속된 반도체 소자 이슈, 러시아 전쟁에 따른 물량차질 등으로, 수치상 3분기까지 누계 생산차질이 21만8000대, 도매 공급차질이 16만대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도 일정부분 물량차질이 불가피하다. 반도체부분 차질은 미미한 수준으로, 주요인은 아니겠지만, 러시아 전쟁 영향, 중국 판매부진 등으로 물량차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원자재가 인상 및 환율 상승에 따른 협력사 금융비 지원 등이 재료비에 반영된 것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주 부사장은 그러나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상품력을 전제한 제값받기 정책과 가격의 원활한 인상, 인센티브 효율적 집행 등으로 한계이익이 크게 개선됐고, 여기에 외생변수로 환율효과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가 사상 최대 실적이고,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는 (3분기에 비해) 큰 추세 변동 없이 진행될 거 같다"면서 "러시아‧중국 물량차질과 재료비 부담이 계속 있겠지만 더 악화되진 않을 것이고, 인센티브 효율화 부분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시장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아의 4분기 이후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주 부사장은 "3분기 관리손익상 인센티브는 8, 9월이 가장 저점이었는데 10월 현재까지 큰 변동이 없다"면서 "현장 얘길 들어보면 11, 12월도 변동사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백오더(주문 후 미출고물량)가 120만대 이상이고, 그 중 60만대가 국내"라며 "4분기 물량 공급 애로까지 고려하면 백오더는 더 쌓일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에서 굳이 인센티브에 돈을 들일 이유가 있겠느냐. 4분기에도 큰 추세상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당초 계획하고 있는 4분기 물량 계획이 연중 가장 큰데, 여러 추세를 고려하면 4분기가 수익성 면에서 가장 나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내년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올해 공급차질분을 만회하기 위해 내년에 최대한 공급을 하겠지만, 생산능력 한계도 있어서 내년 생산은 330만대 언저리로 설정하고, 도매는 올해보다 조금 높게 하려고 한다"면서 "역별로 물량을 더 요청하고 있어 최대한 공급은 하려고 있고, 물량은 올해보다 내년이 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실적의 주요 변수로는 러시아 시장 상황 악화와 환율 효과 축소를 들었다. 주 부사장은 "러시아 부분 변동성이 확대되고 심화되며 한동안 셧다운 상태로 공급을 못하고 서비스만 가능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면서 "환율도 올해보다 안정화돼 내년에는 1250원 정도 예상해서 올해보다 손익이 떨어지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인센티브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아 차량에 대한 수요와상품력, 브랜드력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공급이 썩 만족스럽지 못할 것을 감안하면 인센티브를 크게 올릴 만한 사정은 없을 것"이라며 "내년 실적도 올해 4분기 실적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부사장은 "내년처럼 시장 수요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브랜드별로 판촉비를 달리 가져갈 때, 브랜드 판촉비의 변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기아가 판촉비 부분에서 타사 브랜드와 다른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 부사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공동 접근하는 부분과 우리가 별도로 생산 측면에서 노력하는 부분, 배터리 공급 관련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신설 공장뿐 아니고 기존 공장 활용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멀지 않은 시점에 방향성을 잡을 텐데, 확실한 효과를 위해서 수익성, 브랜드 측면에서 검토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