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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갑작스런 3조 가량 품질비용 최대실적 달성 이상'無'

2022-10-26 14:2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예상치 못한 세타2 엔진 관련 품질비용이 발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지만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바라보며 양사 도합 5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영업이익이 품질비용을 이슈로 2조 원대 초반으로 반토막났다. 하지만 연간 브랜드‧제품 경쟁력과 제값받기 전략 등 수익성 확대 요인이 유효한 만큼 4분기에는 이를 만회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미디어펜



기아는 지난 25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매출액 23조1616억 원과 영업이익 76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1.1% 급감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는 3분기 매출액 37조7054억 원과 영업이익 1조5518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내놨다. 기아와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4% 줄었다.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 컸던 것은 품질비용 충당금 규모가 더 컸던 탓이다. 기아는 1조5400억 원을, 현대차는 1조3600억 원을 3분기에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도합 2조9000억 원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일회성 비용인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히려 최대 실적을 낸 타이밍에 품질 관련 리스크를 털어냄으로써 향후 실적에 긍정적 전망을 더했다.


◇현대차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연간 최대실적 자신"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3분기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우호적 환율 환경 등 상반기 좋은 흐름이 계속돼 약 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일부 부품들의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 차종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했으며, 전기차 또한 생산 증대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M/S 확대와 수익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서 부사장은 "점차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상황으로 4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및 전기(3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비록 여러 대외 리스크들로 인해 시장 상황이 다소 침체됐지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시장 상황의 적합한 대응을 통해 3분기 품질 비용 반영에도 불구, 연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는 연초 발표한 연간 가이던스를 수정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요인으로 판매 목표는 다소 낮췄음에도 불구,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상향 조정했다. 질적 성장 측면에서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판매목표의 경우 기존 432만 대에서 401만 대로 낮췄으나 매출액 성장률은 기존 13~14% 수준에서 19~20% 수준으로 높였다. 영업이익률 목표도 기존 5.5~6.5% 수준에서 6.5~7.5%로 1%p 상향 조정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지만, 우호적인 환율 상황과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한 지속적인 ASP(판매단가) 상승 등을 바탕으로 매출액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면서 "영업이익률은 일회성 품질 비용 인식에도 불구, 지속적인 판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절감 등 당사의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반영해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아 "4분기 사상 최대실적 예상…내년에도 좋은 흐름 이어갈 것"

기아 역시 4분기 및 내년 경영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3분기 품질비용 충당금 추가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이는 정상 추세에서 떨어진 부분이라 이를 제외한 상태에서 비교하면 수익성은 매우 양호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상품력을 전제한 제값받기 정책과 가격의 원활한 인상, 인센티브 효율적 집행 등으로 한계이익이 크게 개선됐고, 여기에 외생변수로 환율효과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가 사상 최대 실적이고,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현대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제공



그는 "4분기는 (3분기에 비해) 큰 추세 변동 없이 진행될 거 같다"면서 "러시아‧중국 물량차질과 재료비 부담이 계속 있겠지만 더 악화되진 않을 것이고, 인센티브 효율화 부분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시장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아의 4분기 이후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주 부사장은 "3분기 관리손익상 인센티브는 8, 9월이 가장 저점이었는데 10월 현재까지 큰 변동이 없다"면서 "현장 얘길 들어보면 11, 12월도 변동사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백오더(주문 후 미출고물량)가 120만 대 이상이고, 그 중 60만 대가 국내"라며 "4분기 물량 공급 애로까지 고려하면 백오더는 더 쌓일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에서 굳이 인센티브에 돈을 들일 이유가 있겠느냐. 4분기에도 큰 추세상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당초 계획하고 있는 4분기 물량 계획이 연중 가장 큰데, 여러 추세를 고려하면 4분기가 수익성 면에서 가장 나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내년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올해 공급차질분을 만회하기 위해 내년에 최대한 공급을 하겠지만, 생산능력 한계도 있어서 내년 생산은 330만 대 언저리로 설정하고, 도매는 올해보다 조금 높게 하려고 한다"면서 "역별로 물량을 더 요청하고 있어 최대한 공급은 하려고 있고, 물량은 올해보다 내년이 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인센티브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아 차량에 대한 수요와상품력, 브랜드력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공급이 썩 만족스럽지 못할 것을 감안하면 인센티브를 크게 올릴 만한 사정은 없을 것"이라며 "내년 실적도 올해 4분기 실적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부사장은 "내년처럼 시장 수요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브랜드별로 판촉비를 달리 가져갈 때, 브랜드 판촉비의 변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기아가 판촉비 부분에서 타사 브랜드와 다른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하에 규제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미국 내 전용 전기차 공장 건설을 앞당기고 기존 전기차 공장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IRA 법안이 미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탄력적인 중·장기 대응 방안을 검토해 미국 내 전동화 전환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은 25일 착공해 2025년 상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밖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판매는 시장과 경쟁사 상황 등을 감안해 탄력적인 가격과 판매 채널 정책을 수립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배터리 부품의 경우, 전동화 전환의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합작법인 설립을 포함해 다각적인 현지화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은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공동 접근하는 부분과 우리가 별도로 생산 측면에서 노력하는 부분, 배터리 공급 관련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신설 공장뿐 아니고 기존 공장 활용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멀지 않은 시점에 방향성을 잡을 텐데, 확실한 효과를 위해서 수익성, 브랜드 측면에서 검토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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