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지만, 모두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고 흑자 행진을 이어간 대우조선해양은 8년 6개월만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정성립 사장의 취임을 앞두고 ‘빅배스’(경영진 교체되기 전 전임자의 누적 손실을 털어내는 것)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4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조486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4%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17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 대우조선해양이 8년 6개월 만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기술교육원 홈페이지 캡쳐 |
조선·해양·특수선 부문의 손실이 컸다. 조선·해양·특수선 부문 영업손실은 592억원, 순손실은 2232억6800만원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년간 4000억원대 연간 흑자를 유지했왔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전체 건조 물량 중 해양플랜트 물량이 많다”며 “상선은 선박 일부분을 건조를 하면 매출이 잡히지만 해양플랜트는 장비를 만들어도 최종적으로 설치가 되지 않으면 매출로 잡히지 않는 회계적인 문제가 있고 해양플랜트 공정 막바지 기간이라 장비구입이 집중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상임금이 바뀌면서 소급금 반영이 400억원 , 지난해 정기세무조사 추징금이 300억원, 해외 발주사의 경영난으로 생긴 장기매출 채권 1000억원등 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 규모 영업손실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성적도 부진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2조2281억원, 영업손실 1924억원, 당기순손실 12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7% 하락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은 상선부문 건조 물량 감소와 정유부문 국제유가 하락으로 감소했다.영업손실은 일회성 비용인 퇴직위로금 1614억원이 반영돼 적자 폭이 확대됐다.
상선부문에서 반잠수식시추선(semi-rig) 등 특수선박 공정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과 해양부문 호주 고르곤(Gorgon) 공사 등 일부 공사에 대해 발주사와 계약변경합의가 늦어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
반면 해양플랜트부문은 발주사와 계약변경 합의로 추가 수익이 발생해 흑자 전환했으며 정유부문에서는 정제마진 호조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분기에는 인력효율화 작업에 따른 일시적 비용인 퇴직위로금이 반영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수익성 우선 영업활동과 전 사업부문 점검을 통한 비효율성 제거와 경쟁력 강화로 지속적인 수익 개선을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 6099억원, 영업이익 263억원, 당기순이익 10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약 70% 급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전체 매출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드릴십을 비롯한 고(高)마진 선종의 매출비중이 축소되면서 이익률이 하락했고 조업일수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1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받은 조선업계 빅3, 올해 상선시장 발주량이 전년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도 지연되고 있어 2분기 상황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