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사립유치원의 비명…재산권 침해·손실 보상 받아야

2015-05-16 08:0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사립은 국공립이나 다름없다. 교육내용을 살펴보면 정부획일적으로 가고 있다. 무상교육과는 별개의 안건이다. 무상보육이란 것은 시민들이 개별적으로 돈을 내지 않고 세금으로 그 비용을 대어 공교육비를 마련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교육의 근본적인 정체성과 교육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모든 공사립을 막론하고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치원의 경우 유아교육 5개년 계획이라는 말로 못을 박아버렸다. 전국 수천개 사립유치원은 사립으로서의 존립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민관소통위원회의 공동주최로 1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사립유치원의 영속적 운영을 위한 대안의 모색 - 경영 안정성과 시설의 공적이용에 따른 적정 재원의 안정적 조달>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및 이영애 행정자치부 소관 민관소통위원회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한 토론회에서 유구종 강릉대 유아교육과 교수 및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프리덤팩토리 대표)는 각각 사립유치원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 국가의 유치원 시설 공적활용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패널로는 박주용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이헌 변호사, 김득수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법령입안이사가 참석하여 사립유치원의 정체성과 법제도적 위치, 사유재산 공적이용료 등에 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아래 글은 이헌 변호사/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가 발표한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사유재산 공적이용료의 개요

우리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여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의 원리를 선언하고 있다. 평등의 원리는 ‘같은 것은 평등하게, 다른 것은 불평등하게’ 다룸으로써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원리이다. 사립학교법 제26조는 임원의 보수제한을 제목으로 하지만, 그 내용은 학교법인의 상근임원에 대한 보수지급과 비상근임원에 대한 실비지급,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을 출연․기증자에 대한 생계비․의료비 및 장례비 지급을 보장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장 등 사립학교경영자가 학교법인의 임원이나 기증자가 아니라고 하여 보수나 실비, 생계비 등의 지급을 법률로써 보장하지 아니하는 것은 어떠한 측면에서 합리적인 차별인지 알 수 없다.

사립유치원장 등 사립학교경영자에 대한 보수 지급이나 교지(校地)ㆍ교사(校舍) 사용료 등을 의미하는 ‘사유재산 공적이용료’의 근거조항 신설 요구는 시대적 요청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서 첫째, 어린이집 재무회계 규칙에 의한 기타운영비 항목을 원용하여 최대 15%의 범위 안에서 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 ‘출연’은 학교법인에 전 재산을 제공하는 것이나, 사인(私人)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은 민사법상 개인재산이므로 사유재산인 교육기관 건물에 대한 공적이용료의 요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며, 셋째, 교육 당국도 임대유치원의 경우 건물사용료에 대한 개념을 사유재산 공적이용료와 유사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 3월 9일 전국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예산부족으로 보육지 지원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유치원알리미 캡쳐

사립유치원에 대한 법적 규제에 관하여 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등이 사인이 설립한 유치원의 특성까지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어 위 법률 등을 사립유치원의 실정에 맞게 법 개정을 하여야 한다 등의 대응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의 설립자에 대한 보상이나 경영자에 대한 보수 문제에 관하여는 사립학교법 제26조에서 규정하는 사립유치원의 설립자 및 상근직원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관한 규정을 추가하고, 사립유치원 재무회계규칙에 설립자의 보상에 관한 규정을 추가한다는 대응방안이 제기된다.

○ 사유재산 공적이용료에 대한 헌법상 원리

사립학교에 관하여 대법원은 2007. 5월 상지대 사건에서 “사립학교는 설립자의 의사와 재산으로 독자적인 교육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되는 것이므로 사립학교 설립의 자유와 운영의 독자성을 보장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본질적 요체이다”라고 판단하였고, 특히 이 판결에서 당시 대법관이던 양승태 현 대법원장은 “학교법인의 재산에 관하여 실질적으로는 귀속주체가 달라진 결과는 헌법 제23조가 보장하는 재산권에 관한 침해로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라는 보충의견을 표명하였다.

우리 헌법 제23조는 제1항에서 국민의 재산권 보장을 원칙으로 하면서 제3항에서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을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토지의 규제에 관하여 “과잉금지의 원칙(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인 사용ㆍ수익권과 처분권을 부인해서는 아니된다”고 판시하였다. 즉 공공필요에 의하여 국가 등이 개인의 재산권을 일시적ㆍ강제적으로 사용하는 공용사용이나, 국가 등이 개인의 특정재산에 관하는 공법상의 제한을 하는 등의 경우에 재산권자가 당연히 수인하여야 할 정도의 제한이 아니라 재산권 자체를 소멸시키거나 그 효용을 방해하는 등으로 재산적 손실이 있는 경우에는 보상규정이 없어도 공용수용의 법리에 따라 직접 헌법에 근거한 손실보상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사유재산 공적이용료의 법적 검토

사유재산 공적이용료는 사립유치원장 등 사립유치원경영자들이 국가의 공교육과정 실시를 허용하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고, 이는 공공필요에 의하여 사립유치원장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산권의 침해는 사립유치원장 등이 당연히 수인하여야 할 정도의 제한이 아니라 재산권 자체를 소멸시키거나 그 효용을 방해하는 등으로 재산적 손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정당한 보상으로 사립학교법 제26조에서 정한 학교법인 임원에 대한 보수 등에 관한 규정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입법자인 국회가 토지 규제에 따른 보상금 지급에 관한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넘는 입법의무불이행으로서 보상청구권이 확정된 자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할 것이고, 이에 따른 헌법소원도 검토하여 볼 일이다.

   
▲ 어린이집·유치원 통합정보공시 사이트 화면 캡처.

이에 관하여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 공적사용료’ 신설에 관하여 이를 금지하는 등 규제하는 관계법령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는 사립유치원이 자율적으로 이를 신설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립유치원의 세출예산 과목에 관하여 법치행정의 원리상 관할청이 법령에 근거하지 아니하고 자의적으로 해석ㆍ적용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사립유치원이 반드시 필요한 과목으로 ‘사유재산 공적사용료’을 신설하였다고 하여 관할교육청이 강제적으로 이 과목의 예산을 집행하지 않도록 하거나 추가경정 예산편성을 통해 삭제한 후 그 추가경정예산서를 제출하라고 한 것은 이에 관한 법률상 근거가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적법ㆍ타당하지 않다.

결국 사립유치원측이 ‘사유재산 공적사용료’를 신설하거나 집행하는 것이 반드시 사립학교법이나 유아교육법 등 관계법률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교육청이 사유재산공적사용료 신설이나 집행을 사유로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리한 처분이나 감사 등이 진행될 경우는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통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 김영란법의 적용

얼마 전 많은 논란 속에 국회와 국무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은 공무원을 비롯한 공적 영역을 뛰어넘어 언론사와 사립학교의 임직원 등 민간 영역까지 법 적용대상에 포함시켜 과잉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김영란법 입법취지에 공감하지만 교육계를 감시의 대상으로 판단하고,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사립학교 교직원이 부정․부패 척결의 대상이 된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헌법 제7조에서 공직자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의무화하면서, 그 신분을 보장하고 있어 기본권에 특별한 제한을 할 수 있으나, ‘언론인ㆍ사학 임직원’에 대한 기본권 제한은 헌법의 일반원리를 따라야 한다. 김영란법 제2조에서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각 급 학교’인 ‘공공기관’으로써, 유치원장과 교사는 ‘학교의 장과 교직원'인 ’공직자 등‘으로써 적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사립학교법 관계조항에 의하면 유치원 교사를 포함한 사학 교원의 자격 및 복무는 국ㆍ공립학교 교원과 유사하지만, 헌법 제31조에 의거한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ㆍ정치적 중립성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법정주의 등에 있어서는 공직자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사립유치원장이나 설립자는 교원도 아니고, 사학법 제26조에서 보장하는 사학법인 임원․설립자의 보수 지급조항 조차 적용되지 않는다. 유아교육을 책임져온 사립유치원들은 얼마 전부터 “사학법이 사학법인 임원들의 보수 지급을 보장하는 것처럼 유치원장 등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갖게 해 달라”고 교육당국에 진정해 왔었다. 김영란법의 최대 피해자인 사립유치원장이 요구하는 ‘공적사용료’는 사학법에서 보수의 지급이 보장하는 사학법인 임원 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 문명국가가 추구하는 사회적 정의이자 평등의 원리이다.

   
▲ 김문수 새누리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교육부의 대학규제를 없애고, 유치원 초중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이 자율화돼야 초중고 교육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2월 6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영종스카이리조트에서 개최한 동계 워크숍에서 ‘대한민국 혁신방안’이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교육부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에 공포된 김영란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과잉입법이고 공직자의 부패척결의 의지를 퇴색시키려는 물타기식 입법이며, 기본권 제한을 필요․최소화해야 하는 헌법원리와 민간규제를 완화하려는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므로 무효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사립유치원장 등을 김영란법으로 규제하려면, 사립유치원장에게도 사학의 임원에게 지급되는 보수에 상응하는 ‘사유재산 공적사용료’의 지급을 보장하여야 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정의와 평등을 실현하는 일이고, 또 사학 운영의 자유 및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을 다하는 일이다. /이헌 변호사․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홍익법무법인 변호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