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시공능력평가 25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 한신공영의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저조한 분양 실적이 발목을 잡으면서 투자시장에서 평가도 싸늘해지는 분위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다르면 전날 장내일반시장에서 한신공영의 채권인 한신공영42(2023년 3월 3일 만기)는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 평가금리) 연 5.801% 대비 59%포인트가량 높은 연 환산 수익률 65.147%에 거래됐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회사채가 이처럼 높은 금리에 거래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신공영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가 상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채권을 크게 할인해 판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한신공영의 상환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는 반증이다.
이번 회사채 거래를 계기로 한신공영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신공영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 기준 ‘BBB’, 한국기업평가 기준 ‘BBB+’를 마크하고 있다.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신공영 신용등급전망에 대해 기존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대규모 자체 사업장 분양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뿐더러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신공영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1000억~2000억원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신규 자체사업장 분양일정 지연 및 판매관리비 부담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446억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7.7%에서 지난해 3.4%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2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 213억원, 영업이익률 3.4%로 예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저하는 분양 실적 부진 탓이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2192가구 규모 포항 펜타시티 현장이 여전히 분양률 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 외에 올해 지방에서 분양한 사업장에서도 모두 미분양이 발생했다.
현금흐름도 악화하는 모양새다. 기업분석업체 딥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한신공영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010억원이다. 반면 유동부채는 단기차입금 2000억원을 포함해 총 9400억원에 달한다.
내년 3월 1000억원 규모 채권까지 상환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발행 불발 시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규 자체사업 추진으로 향후 분양성과에 연계한 영업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자체사업 관련 용지 매입 등 자금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기분양 현장 입주실적, 신규 사업 분양 실적에 따라 영업자산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입주 및 분양 실적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