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6개월만에 내각을 완성하지만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국무위원 중 일각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설이 수면 위에 떠올랐다. 내각을 완성하기도 전에 구멍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각 완성 기한은 오는 4일이다. 국회가 4일까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5일부터 이주호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인사청문회법 개정으로 인사청문 대상이 국무총리에서 부처 장관들로 확대된 후 출범한 역대 정권들의 내각 구성 완료시점은 이명박 정부 17일, 박근혜 정부 51일, 문재인 정부 195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문 정부의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아 윤 정부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가장 늦은 기록이다. 윤 대통령이 5일 직후 이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면 역대 두번째로 늦은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각 완성의 관건은 타이밍이다. 이번 이태원 사고로 윤 대통령의 모든 공식 일정이 멈춘 가운데, 경찰청 특수본 조사와 감찰 결과가 나와야 한다. 사망자들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은 오는 5일까지다.
조사·감찰 결과 및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지지도) 추이에 따라 애도기간을 마친 후 윤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이상민 장관의 경질을 결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고교(충암고)·대학(서울대 법대) 후배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최측근 국무위원이다.
윤 대통령은 3일 조문 일정을 계속 갖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4일 연속 서울 시내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조문을 했고, 저녁에는 각 병원에 분산된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일일이 위로하고 있다. 어느 일정이든 직접 발언하는 것을 삼가는 윤 대통령 모습은 이번 사고에 따른 유가족들을 최대한 예우하는 취지로 읽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11월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오후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는지, 철저한 감찰과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계자는 정무적 책임의 범위에 대해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는지 감찰과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며 "정무적 책임 또한 사실 관계를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그 사실 관계를 기반으로 (경질)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강조했다.
경질 결단과 함께 윤 대통령이 추가 대국민 담화를 갖고 공식 사과할 가능성도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 농담 또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5일까지 합동분향소를 매일 조문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이번 주말동안 윤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