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총 사업비 1조원에 달하는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을 하루 남겨두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 서로를 향한 날선 비방전을 펼치고 경찰 고발까지 벌어진 가운데 이번 수주전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5일 오후 2시께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일대 11만 4580㎡ 부지에 최고 14층, 30개 동 총 1537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고 한강 변의 우수한 입지조건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단지명 ‘한남써밋’을 제안하고 14층 원안 설계보다 7층을 높인 21층의 ‘118 프로젝트’를 별도로 제시했다. 한남2구역은 90m의 고도제한을 받고 있는데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최종안에 대비해 최고 118m까지 단지를 높이는 대안설계를 준비한 것이다.
또한, 기본 이주비 법정한도인 LTV(담보인정비율) 40%에 추가 이주비 110%를 지원해 총 150%의 이주비를 조달하고 모든 조합원에게 최저 이주비 10억원을 보장하는 등의 파격적인 이주비 조건을 내걸었다.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 단지명을 제안하고 ‘BETTER THAN 호텔’을 표방해 최고급 호텔식 설계를 제안했다. 호텔을 전문적으로 설계한 글로벌 그룹과 협업해 외관을 설계하고, 약 4000평 규모의 호텔식 커뮤니티 시설과 단지 내 의료 서비스, 호텔식 편의 서비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조합의 분양 수입금이 발생한 후 공사비를 받는 방식의 ‘후분양’ 또는 ‘준공 후 분양’도 제안했다. 후분양하더라도 조합은 수입금이 발생하는 후분양 시기까지는 롯데건설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사비 지급을 위한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분담금 100%를 입주 후 4년 뒤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입주 시까지의 금융비용은 롯데건설이 부담한다.
양사가 정비사업에서 전례 없던 파격적인 조건들까지 제시하면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홍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비방이 오가고 수사기관 고발까지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도 있었다.
전날 롯데건설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우건설 협력업체 직원이 지난 2일 부재자 투표 현장에 무단침입해 조합원 명부가 있는 컴퓨터에서 전산 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롯데건설은 해당 사건에 대해 용산경찰서에 관련된 대우건설 직원들을 건설산업기본법,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부재자 투표가 진행되는 조합사무실의 비좁은 도로상황을 고려해 주차안내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부축하기 위한 1일 아르바이트 직원을 준비했다”며 “조합에서 해당 직원을 조합의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착각해 주변 정리와 단순 업무를 지시했고, 여기에 컴퓨터로 수행하는 작업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출동 후 조사를 완료했으며 서로 간의 오해가 있어 발생한 해프닝으로 종결됐다”며 “부재자 투표장에 대우건설 직원이 잠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