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4일 밤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발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거듭 비난했다. 북한은 “우리의 군사훈련은 적대적 도발 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라면서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성명이 비슷한 시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열린 공개회의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국제회의에서 자신들의 편을 드는 중국측 발언에 힘을 실으면서 추가 도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자기의 안보이익을 해치는 엄중한 사태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도발적인 ‘비질런트 스톰’ 연합공중훈련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과 지역 내 나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그 무슨 도발을 억제하고 대비한다는 구실로 침략적인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했으며, 우리의 정당방위 대응 조치를 구실로 4일까지 예정됐던 훈련기간을 연장한데 이어 안보리 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 망동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2022.10.10./사진=뉴스1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추종세력과 야합해 비질런트 스톰을 개시한 이후에 진행된 북한의 군사훈련은 적대적 도발 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며 행동적 경고”라면서 “북한은 자신의 자주권과 안전이익을 침해하려는 적대세력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든, 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 ‘지역 내 나라들도 현 불안정 국면에 대한 근원을 정확히 진단했다’는 대목은 안보리에서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의 지적과 일맥상통하다”면서 “현재 위기 국면 이후 펼쳐질 수 있는 대화 국면도 준비 중인 양상인데 필요 시 중국과의 공조에 상당한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편, 북한이 ‘지속적 도발에는 지속적 대응’을 예고하며 ‘초강력 대응’을 다시 한 번 선언한 것을 볼 때 11월 중 추가 행동을 통해 다음 단계 핵능력 진전 성과를 과시하며 위기를 최고조로 높인 후 대화 국면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정 교수는 “북한이 곧 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중국의 묵인 시 핵실험도 가능하다”면서 “중국이 대만과 한반도란 두 개의 외교전선을 미국에게 ‘선사’하겠다는 판단을 하면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탈냉전기 고립무원에서 핵무장을 하던 북한이 신냉전이 가시화되면서 블록화에 편승해가는 초입이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