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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구광모가 찜한 '전장'…삼성·LG 구원투수 '톡톡'

2022-11-09 11:13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선점한 ‘전장 사업’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전장 사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나 홀로 성장하며 드디어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꾸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그 결과 반도체, 생활 가전, TV의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전장 사업이 효자 역할을 하며 양 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멕시코 소재 하만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업체 ‘하만’을 인수한 후 전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직접 하만 경영진과 인수 계약을 진행하며 전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투자 후 기다림이 필요했다. 인수된 하만이 기존보다 못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아픈 손가락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5990억 원으로 증가해 인수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와 가전, TV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성장세를 보이며 전장 사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하만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6300억 원, 영업이익 31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1%, 160% 늘어난 수치다. 또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21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 기술 및 솔루션에 대한 견조한 수요 가운데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하면서 하만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회장의 꾸준한 투자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만은 지난해 3월 차량사물통신(V2X)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사바리’를 인수했고, 지난 4월에는 독일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하며 미래를 도모해 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통해 전장 사업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 2013년 전장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며 때를 기다려야 했다. 

계속되는 적자에도 구 회장은 전장 사업의 미래를 믿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 ZKW를 인수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일원화했고, 지난해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합작 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또 기존에 전장 사업을 맡던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주력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했다.

지분 투자도 지속해 왔다. 지난해 7월 미국의 V2X 스타트업 소나투스에 4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고, 11월에는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인 사이벨럼 지분 69.6%를 확보하는 주식 매매 절차를 완료했다. 

그 결과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3454억 원, 영업이익은 96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45.6%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향후에도 인수합병과 신규 계약을 통해 시장 선점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용 e파워트레인 등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올리며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리서치앤드마켓, 그랜드뷰리서치 등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는 2024년에 4000억 달러(약 480조 원), 2028년에 7000억 달러(약 84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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