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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무엇을 겨냥한 포석일까?

2022-11-12 19:0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규칙에 기반해서 분쟁과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이 지켜지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제23차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한 일부 내용이다.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큰 틀을 소개했다.

바로 보편적 가치에 기초해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총망라한 지역에서 포용·신뢰·호혜란 원칙에 따라 관련 국가들과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관건은 이 전략을 처음으로 소개하면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11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현지 프레스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특정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일반론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 질문이 나오자 "소위 서태평양 지역에서 전후 나름 안정적인 질서가 계속 유지되어 왔는데 지역 국가들의 동의 없이 무력에 의한, 힘에 의한 것은 환영받지 못할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특히 현상 변경을 힘에 의해서 도모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그런 취지"라며 "특정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 그것이 우리가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그러면서 "미국이든 일본이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논의에 접어들었는데,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위험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이 밝힌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보폭을 맞춘다는 표현을 했는데, 맞기도 하고 틀린 측면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이 부응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고 아닌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전략 경쟁의 배틀그라운드가 되어 있다"며 "한국이 아세안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세안을 순수한 경제 파트너로만 보기 보다는 정치-외교-개발협력-경제 등 복합적 관점에서 바라볼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위 관계자는 "주요 강대국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상주의적 이익만 쫓는다면 그 안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실수할 확률이 높다"며 "아세안을 전략적 파트너로 대우하면서 복합적 포괄 설정을 발전시키는 것이고, (이를) 아세안 국가들은 대환영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우리의 국익이 가장 첨예하게 걸린 지역이 인도태평양 지역"이라며 "어떤 식으로 외교를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 (이번 인도태평양 전략이) 비전과 원칙, 기본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살을 덧붙여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계획 프로그램을 채워나가는 작업을 (올해) 연말까지 박차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이번 동남아 순방을 계기로 발표한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5년간 한-아세안 협력기금 3200만 달러로 증액, △1000만달러 한메콩 협력 기금 공여,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 정례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업그레이드를 골자로 삼는다.

대통령실 및 외교부가 이번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계획 프로그램을 무엇으로 결정하고 발표할지 주목된다.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얼마나 더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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