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계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한미 및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한미일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고 ‘프놈펜 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의 가치, 혁신, 공동 번영 및 안보를 키워드로 한 프놈펜 성명 서문에서 3국 정상은 “안보 영역 및 그 외 영역에서도 더욱 긴밀한 3국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한다. 자유롭고 개방되고,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으며, 안전한 인도·태평양지역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놈펜 성명의 주요 내용을 볼 때 이번에 한미일 3국은 북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공조 강화를 천명했다. 동시에 첨단기술, 공급망, 에너지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3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중국 견제’ 입장도 명확히 했다.
특히 이 성명의 첫째 조항인 ‘안전한 인도·태평양지역과 그 너머’에서 3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실험 시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3국의 협력을 언급해 사실상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또 3국은 역내 안보환경이 엄중해질수록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은 강력해질 것이라고 재확인했으며, 이번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대항하며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러시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으며,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2.11.13./사진=대통령실
프놈펜 성명의 둘째 조항 ‘확대되는 역내 파트너십’에서도 3국 정상은 기후변화, 불법·미신고·비규제 어업 및 경제발전을 포함해 태평양도서국의 주요 우려 사항에 대응하기로 약속한다고 했다. 셋째 조항인 ‘경제적 번영, 기술 선도 및 기후위기 대응’에서 3국은 경제적 강압에 함께 대항한다고 명시하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미일 3국 정상간 포괄적인 성격의 공동성명 채택은 이번이 최초”라고 밝히고,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 확인,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의 실시간 정보공유, 3국간 경제안보대화체 신설,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3국간 연대, 한국의 인태전략에 대한 미일 양국 정상의 환영 및 향후 이행 과정에서의 협력, 공급망 교란·기후변화·디지털경제 등 복합적인 도전과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압박을 비롯해 그동안 중국이 핵심이익이라고 강조해온 대만 문제를 명시한 것은 물론, ‘경제적 강압’에 함께 대항한다고 밝히고 있는 이번 한미일 정상 공동성명에 대해 미국의 중국 견제에 한국과 일본이 보폭을 맞춘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14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시 주석과 대면 회담을 갖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고,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미중 정상간 첫 대면회담도 예정돼있다.
하지만 한중 정상회담이 사전에 확정되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다고 하더라도 현지 사정에 따라 풀어사이드(약식회담)이나 스탠딩 회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통역까지 고려할 때 짧은 시간의 만남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안보실 고위관계자는 “시 주석과 자연스럽게 회의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앞서 중국 외교부는 11일 관련 질문을 받고 “계속 지켜보라”고만 말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