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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갈수록 쌓이는 재고...'관리 비상'

2022-11-15 13:35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 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재고가 늘고 있다. 지나친 재고 증가는 현금 흐름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쳐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 기간 내에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재계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의 재고 자산이 상반기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가전제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미디어펜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기준 재고 자산은 57조31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조8017억 원) 대비 51.6%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말(52조922억 원) 보다 10%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가전제품 모두 재고가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원재료 확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TV와 스마트폰, 반도체 등의 수요가 줄어 재고가 쌓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고자산회전율 역시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자산(기초재고와 기말재고와 평균)으로 나눠 산출한 값으로, 회전율이 낮을수록 물건이 안 팔렸음을 의미한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가 늦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말 재고자산회전율은 3.8회다. 회전율은 지난해 1분기 말에는 5.3회, 2분기 말 4.8회, 3분기 말 4.6회, 4분기 4.5회, 올해 1분기 말 4.2회로 꾸준히 떨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재고 소진을 위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TV, 휴대폰 등 세트 부문 생산량을 조정해 재고 양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 등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은 올해 1분기 84.3%에서 3분기 75.4%로 감소했다. 휴대폰 생산라인 가동률 역시 같은 기간 81%에서 72.2%로 떨어졌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청주 캠퍼스 정문.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도 재고자산은 늘고, 재고자산회전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총액은 총 14조6650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11조8787억 원) 보다 23.5%(2조7863억 원) 증가했고, 재고자산회전율은 같은 기간 대비 3.2회에서 2.4회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내년도 투자 규모를 올해 투자액 대비 50% 이상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일정 기간 동안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급 밸런스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내 가전 시장을 이끌고 있는 LG전자도 재고 증가를 피하지 못했다. LG전자의 재고자산 규모는 11조2071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 말(9조6844억 원) 대비 15.7%(1조5227억 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9조7540억 원)으로도 14.9%(1조4531억 원)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 역시 전 분기 6.1회에서 5.8회로 감소했다.

LG전자의 재고 자산 증가 역시 수요 위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와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H&A사업본부 모두 상반기 대비 재고 자산이 각각 24.6%, 12.7% 증가했다.

LG전자 역시 주력 제품의 생산 가동률을 낮추며 재고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냉장고와 에어컨의 2분기 평균 가동률은 각각 122.7%, 118.3%였으나 3분기에는 113.3%, 102.9%로 떨어졌다. 세탁기 공장의 평균가동률도 89.5%에서 88%로 소폭 하락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자·가전기업의 관건은 재고 줄이기”라며 “연말 성수기를 이용해 재고를 적정수준으로 감소시키지 못하면 실적 반등의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오랫동안 유지 되면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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