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문재인 대표를 흔들지 마라”.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 "문재인 정치 모르는게 자랑 아냐".
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갈 사퇴’ 파문을 불러 일으킨 정청래 최고위원과 문재인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비노 진영과 친노 잔영간의 앙금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일 공갈 파문으로 최고위원회 출석이 정지된 정청래 최고위원은 두 박스 분량의 소명자료를 윤리심판위에 제출했으나 징계는 26일로 미뤄졌다.
▲ 김한길 전 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표(사진)를 향해 “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문 대표가 패권의 성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연합뉴스 |
윤리심판원의 결과를 앞두고 있지만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사태로 불거진 당내 갈등은 맞고소전으로 비화되는 등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팬클럽 회원 등 친노진영에서는 비노진영에 대한 공격의 목소리를 높였고 비노진영은 반격으로 맞섰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주승용 최고위원을 비롰 박지원 의원등 비주류 의원사무실로 “문재인 대표를 흔들지 말라”는 내용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당원들은 “잦은 사퇴번복으로 당의 분열을 초래했다”며 주승용 최고위원을 제소했다.
지난 18일에는 박지원, 김한길, 주승용, 조경태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도 포털 사이트에서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의원을 비호하는 의원들도 늘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트위터에 “정 최고위원은 당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며 “다소 개성이 강하다고 해서 꾸짖고 소외시키기만 해서야 큰 정치인이 키워지겠는가‘라고 했다.
신기남·설훈·이목희 의원 등 범친노계를 중심으로 한 의원 26명과 지역위원장 35명은 당 윤리심판원에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론에 떠밀려 정청래 최고위원을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비노 진영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로 지도부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정 최고위원이 계속 지도부에 앉아 있다면 쇄신 작업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어느 선에서 이뤄지든 친노와 비노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한길 전 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표를 향해 “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문 대표가 패권의 성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 발표문을 통해 “문 대표가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을 싸잡아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과거 정치세력이 공천 지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며 “문 대표의 정치가 아무리 무능, 무기력, 무책임해도 좋은 정치라는 식의 주장은 억지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한길 전 대표는 “정치를 잘 모른다는 것이 결코 자랑일 수 없다”며 “패권정치 청산 의지를 천명하고, 통합, 덧셈의 정치에 나선다면 당의 통합을 위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