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야시엘 푸이그(32)가 프로야구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다. 불법 스포츠도박을 하고 관련 조사에서 위증까지 한 혐의로 미국 재판정에 서게 됐다.
푸이그 측은 문제가 된 점이 불법 스포츠도박이 아닌 '위증' 때문이라며 선수로 계속 뛸 수 있기를 희망했지만,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푸이그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레오나 스포츠의 리셋 카르넷 대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푸이그에 대한 언론 보도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는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도박 업체의 구성원이 아니었으며 야구 경기에 베팅하지도 않았다"면서 "푸이그에게 문제가 된 점은 '조사 과정에서 말하거나 말하지 않은 것'(위증)이다"라고 항변했다.
푸이그의 에이전트 측은 푸이그가 형사조사 과정에서 변호사 등의 적절한 도움도 받지 못한 가운데 통역 지원도 부족했으며, 권위주의국가인 쿠바에서 성장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었던 푸이그는 올 봄부터 한국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팀과 동료들에게 헌신하며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면서 "이번 문제로 그가 메이저리그나 다른 리그에서 뛰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날(15일) 미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푸이그는 2019년 7월부터 9월 사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테니스, 축구, 농구에 899차례나 베팅했다. 불법 스포츠도박과 관련한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푸이그는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위증죄는 최고 5년형을 받을 수 있는 중대 범죄여서 푸이그가 어떤 판결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최소 5만5000달러(약 7200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한 푸이그는 이날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사안으로 푸이그의 메이저리그 복귀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사는 푸이그가 내년에도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느냐는 것이다. 키움은 국내 적응을 잘 하고 팀의 정규시즌 3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한 푸이그와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푸이그의 범죄 혐의가 밝혀지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져 키움 구단은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단은 푸이그의 법적인 처분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푸이그를 계속 품고가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푸이그와 재계약을 하지 못할 경우 키움은 중심타선과 우익수 자리에 생길 공백을 메워야 하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도 서둘러 찾아야 한다. 다음 시즌 준비 단계부터 큰 악재를 만난 키움 구단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