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막는 방안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외교부는 17일 서울에서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9일 열린 1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 실무그룹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에 16개 국의 정부인사 및 암호화폐 거래소·블록체인 기업·싱크탱크 소속 관련 민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태우 북핵외교기획단장과 정박(Jung Pak) 대북특별부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북한 암호화폐 탈취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민관 협력과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은 특정 국가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에 무차별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에 의해 탈취된 암호화폐가 핵·미사일 개발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전세계를 핵무기로 위협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한 중인 정박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17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17./사진=연합뉴스
특히 김 본부장은 지난 3월 북한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엑시인피니티' 사이드체인인 '로닌 네트워크'를 해킹한 사례를 언급하며 "6억2000만달러(약 8286억원)를 탈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상반기 북한이 31발 탄도미사일 발사에 4~6억5000만달러를 탕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만약 탈취금액 중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북한은 지난 3월 1건의 해킹으로 상반기 (감행한) 탄도미사일 금액을 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사례와 수법, 그리고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국내제도 정비 사례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 조치 등이 논의됐다.
또한 참석자들은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북한의 공격 사례와 이에 대한 모범적 대응 사례들을 공유하며,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등에 민관이 협력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구축한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암호화폐 탈취를 포함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