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글로벌 경기침체와 주요국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선박 금융 환경이 악화로 국내 조선사들의 내년 수주량이 올해대비 40% 가량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3년 분량의 일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해상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노후선박의 교체가 다시 진행되면 신조선 시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큰 문제없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선사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인력난'이 해외 숙련인력 도입 추진으로 해소될 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운조선업 2022년 3분기 동향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올해(3500만 CGT·추정) 대비 37.1% 감소한 2200만 CGT로 예측된다. 발주액도 올해(1000억 달러)보다 39.0% 급감한 61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국내 조선사들의 내년 수주량은 850만 CGT로 올해 1460만 CGT(추정)보다 41.8%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주 금액 기준으론 올해(385억 달러)보다 42.9% 줄어든 22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치는 내년 글로벌 경기둔화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선주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주량과 수주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전세계 신조선 시장의 발주량이 양호한 수준을 보인 건 LNG시장 활황과 컨테이너 선주들의 집중적 투자 때문"이라며 "경기둔화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선주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며 내년엔 일시적으로 발주량이 침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LNG선과 컨테이너선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선종별 비중을 보면 LNG선 64.6%, 컨테이너선 30.9%에 달하며, 나머지 선종의 수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탱커와 LPG선 등 다른 선종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이들 2개 선종의 발주량이 풍부하여 양호한 수주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조선소의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노동력을 많이 요구하는 LNG선과 컨테이너선이 수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향후 생산과정에서 인력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인력난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열악한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임금인상이 없이는 지속적인 인력이탈에 임시적인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제한을 풀어주는 등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도리 수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또한, 국내 조선업에서 비중 높은 탱커의 수주가 극히 부진한 점 등은 기자재업계 내의 불균형을 초래해 일부 기자재업계는 조선업의 호조 속에 침체를 겪을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편중 현상은 2023년 IMO(국제해사기구)규제 시행 이후 탱커 등 타 선종 시장의 잠재수요가 발주로 실현되며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내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2020년 침체기 수준으로 감소해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3년치 이상의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어 2023년의 일시적인 수주 부진에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