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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불러도 대답없는 택시 앱…"따블 고객이 왕"

2015-05-22 10:31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카카오택시, T맵 택시 등 모바일 콜택시 앱 이용자 증가…심야시간 택시 승차거부 여전

[미디어펜=김재현기자] 강남역, 이태원, 종로, 을지로, 홍대. 이 곳은 늦은 밤 택시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밤 11시부터 12시30분까지 술 취한 취객들과 귀가인파에 자동차 붉은 전조등 불빛과 교차하며 밤거리는 불야성을 이룬다.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은 빨리 승차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제치는 수고를 감수하며 승차의 행운을 기다린다.

   
▲ 지난 1월29일부터 택시기사가 승차 거부를 하다 2년안에 3차례 적발시 자격이 취소되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류' 시행령이 실시되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강남역 부근 시간제택시승차장 주변에서 한 승객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연합뉴스
택시는 그들의 바람을 외면한채 승차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목적지'만 물을 뿐 사람들을 도미노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난 22일 밤 12시10분 김모씨(남, 45)는 친구들과 무교동에서 술 한잔을 걸친 후 집으로 향해 몸을 옮겼다. 거리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택시를 잡는 사람들이 거리를 점령했다.

김씨도 거래에서 연신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택시는 휑하니 지나간다. 한 친구가 내기를 제안했다. 요새 인기를 얻고 있는 카카오택시, T맵 택시, 이지택시 등 각각 다른 모바일 콜택시 앱을 깔아서 가장 늦게 택시를 잡는 사람이 저녁을 내기로 했다.

친구 넷은 흔쾌히 승낙했다. 앱 일사천리 설치됐다. 위치확인을 켜고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한 후 호출했다. 콜비는 1000원. 가격도 쌌다.

5분 후 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반가운 택시기사다. 위치를 알려준 후 2분 만에 택시가 도착했다. 친구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승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또 다른 친구는 택시 앱의 힘을 빌리지 않고 다행히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김씨는 새벽 1시가 돼서야 택시를 잡게 됐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한 후 편안한 시트에 몸을 던진 김씨는 택시잡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손님이 없으니 택시 운행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씨가 탄 택시 운전대 옆에서는 연신 "띠링, 띠링" 벨소리가 울렸다.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소리다.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택시 앱이 울리는 소리"라고 택시기사가 퉁명스럽게 답했다.

콜이 상당했다. "요새 손님이 없다고 난리던데 다행이네요"라고 말을 잇자 "다 소용없는 짓"이라고 기사는 일갈했다.

11시부터 12시30분까지 1시간30분이 택시기사로서는 하루 일당을 벌수 있는 절정 시간대다. 을지로에서 퇴계로 가는 사람은 퇴짜다. 멀리 갈수록 택시를 얻어탈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돌아올때 손님이 뜸한 곳은 거절이다.

택시기사는 대뜸 "피크시간 대에 울리는 택시 앱은 무용지물"이라며 "차라리 택시비를 더 올려주거나 따블을 외치는 손님을 태우는게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택시 앱 콜이 들어와도 수수료도 없다고 했다. 기사는 소리만 요란할 뿐 택시 앱이 택시기사들에게 어떤 혜택도 없다고 푸념했다.

김씨는 그 말에 불쾌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자신은 따블을 부리지 않고 탈수 있었으니 말이다. 기사는 마침 자신의 집 방향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태웠다고 말했다. 피크 타임이 지나간 거리는 썰렁해지고 취객들은 불편하기만 하다. 그냥 집에서 쉬는 편이 낫다. 그래서 김씨를 마지막으로 태우고 집에 갈 심산이었다.

모바일 콜택시 앱은 이용자가 편리하게 택시를 호출해 타고 가고 택시 기사들은 빈 택시로 거리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기존 콜택시 방식의 업그레이드판이다. 콜택시와 비슷하지만 앱으로 택시를 부르고 요금도 결제돼 편리하다.

손님은 택시를 부르는데 편리하고 택시는 잠재손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Win-Win)이다. 편리하다는 장점에서 모바일 콜택시 앱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택시 앱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심야시간 택시잡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편리성 때문에 택시 앱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고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일부 택시기사의 승차거부는 여전하다. 그들때문에 택시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서울시내 법인택시 업체는 255개사다. 택시는 총 2만2787대. 서울 전체 택시의 30%지만 민원 비중은 66%나 된다.

올해 1분기 기준 민원 순위를 보면 승차거부(31.5%)가 가장 많다. 불친절(33.2%)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법인택시 회사의 경영상태와 서비스 만족도를 전수조사한 후 순위를 매겨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민원이 많은 회사는 카드 결제수수료 중단 등 패널티를 주고 특별관리할 예정이다.

고객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택시업계의 개선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승차거부 등 불편함을 불구하고 고객들은 여전히 택시잡기에 애로를 겪고 택시 앱의 콜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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