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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파업①]악재 쌓인 산업계, 물류 발목 잡히나

2022-11-24 17:1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화물연대가 지난 6월에 이어 5개월여만에 또다시 총파업에 들어가며 산업계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 일몰예정인 '안전운임제' 폐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 역시 순순히 이를 받아들일 모습이 아니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의 큰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 6월 8일 만에 최소 2조 원의 피해를 입힌 만큼 이번에도 조기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 물류대란이 불가피해 산업계도 이번 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철강을 비롯해 자동차, 가전 등 육상운송 비중이 큰 업종 순으로 피해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 6월에 이어 5개월만에 또 다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주요 산업계 곳곳에서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업 첫 날인 만큼 아직까지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류를 담당하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파장은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화물연대의 8일 간의 파업으로 산업계 추산 최소 피해금액은 약 2조 원에 달했다. 

24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포항철강산업단지에서 열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포항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전국 16개 본부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동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당장의 막대한 피해는 없지만 또 다시 장기화 되면 산업계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현대제철의 경우 하루 평균 5만 톤 규모의 운송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약 8000톤의 철강재 출하가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리 출하시킨 물량으로 급한불은 껐지만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 되면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초강력 태풍 '힌남노'로 공장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제품 출하량은 적은 편이다. 다만 포스코는 파업으로 인해 포항제철소 정상 가동 지연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복구를 위해선 설비·자재 반입과 폐기물 반출 등 화물차 운행이 필요한데 차량 운행이 멈추면 이 작업들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재 운송과 관련해선 포스코는 긴급재 운송을 위한 대체차량 동원과 해송(선박)이나 철송(철도)으로의 출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철강업계는 지난 6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1조 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을 포함한 국내 5개 철강사들은 지난 화물연대 파업으로 72만1000톤을 출하하지 못해 피해액만 1조1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완성차 업계에서도 파업에 따른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공장으로의 부품 조달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만,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기사 대다수가 이번 파업에 참여하며 탁송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들./사진=미디어펜



이에 따라 현대차는 배송센터 직원을 일부 투입해 인근 출고센터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 이동시키는 '로드탁송'에 나섰다. 기아 광주공장 등은 아직까지 탁송에 문제가 없지만 향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탁송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파업으로 탁송할 수 없어지자 기아는 광주 공장 등지에서 사업본부 일반 직원을 투입해 직접 적치장 등으로 차를 옮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아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임시운행허가증을 발급받았고, 도로 일대에는 정식 번호판이 없는 차량이 주행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자동차 생산의 경우 필요한 부품을 즉시 수급해 생산하는 적시생산방식(JIT)이 일반적이어서 일부 부품만 납품되지 않아도 전체 생산의 차질이 발생한다. 화물연대 파업이 완성차 업계가 긴장을 하고 있는 이유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경우 지난 6월 부품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울산공장 일부 생산 라인의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생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국내 완성차 5사로 따지면 지난 6월 화물연대가 8일 간 파업하는 동안 5720여 대의 차량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생산 차질로 인해 고객들의 출고가 추가로 지연되는 등 불편도 발생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파업 첫날 이어서 아직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6월 같이 장기화 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어 업계 역시 파업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6월 파업 기간 평소 물량 대비 30~40%를 출하하는 데 그쳤고,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에서 아예 출하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또 일반적으로 타이어 업체들은 수출과 내수 비중이 7대 3 정도인데, 수출물량이 제때 운송되지 못하면 보관 공간이 부족해지며 결국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내수 역시 보유 중인 재고가 떨어진다면 이후로는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가 일찍이 파업을 예고한 만큼 타이어 업계는 파업에 대비해 일부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파업 장기화의 우려를 놓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국내 물류창고에 적정 재고 이상으로 재고 비중을 늘리는 등 어느 정도 대비는 하고 있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파업과 관련해 경찰은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하는 화물연대의 움직임과 관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23일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 모두발언에서 "비조합원 운전자 폭행 등 불법행위자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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