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법정 처리시한을 3일 남겨둔 2023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두고 당근과 채찍을 꺼내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부여당의 태도를 보니,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로지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것 같다”며 정부여당을 자신의 이익만 따지는 솔로몬의 '가짜엄마'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여당을 향해 “(예산안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전혀 바쁜 기색도 없고 다급함도 보이지 않고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오로지 ‘원안과 가부 표결을 통해서 안 되면 준예산으로 가자’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결코 용인해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11월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여야 합의가 도출되지 않자, 야당 단독으로 수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채찍을 휘둘러 여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예산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예산안 합의를 위해 정부여당 회유도 병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여당이 예산안 심의에 불참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법정시한을 의도적으로 어겨 준예산으로 가겠다는 대통령실 지침이라도 받은 것이냐”면서도 “지금이라도 정부여당이 윤석열표 특권 예산 지키기를 멈추고 민생예산에 협조한다면 법정시한 안 예산안 처리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예산안 협상을 지속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예결위를 무력화하는 여당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민주당도 감액 중심의 수정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내용을 공유했다”면서도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를 통해 예결위 심의 기간을 연장한다든지, 과거 소소위로 표현한 협의체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면서 법정 시한이 지나도 예산안을 협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이들은 여야 대립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서도 한층 수그러든 입장을 밝혔다.
오 대변인은 “해임건의안을 예정대로 발의하는 것이 맞냐는 여러 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면서 "거기에 대해 판단이 필요하다 생각했기에 어떤 방법으로, 어느 시기에 (해임건의안을 제출) 할지 원내지도부 판단에 맡겨주기로 했다“고 말하며 오는 30일로 예정된 해임건의안 제출 연기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예산안의 키를 잡고 있는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합의 불발에 따른 준예산 사태는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