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대기업 정기인사가 속속 단행되는 가운데 ‘조직 안정’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는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보다 흔들림 없는 경영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인사를 단행한 기업들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부분 유임시킨 가운데 실무형 인재를 발탁하고 있다.
대기업 정기인사가 속속 단행되는 가운데 ‘조직안정’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빌딩숲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최근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은 이번 인사를 통새 위기대응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내년에 기업들은 ‘생존’에 무게를 두고 ‘성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 가능성 등 경영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과감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날 인사를 단행한 SK는 고위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의 4연임이 결정됐고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핵심 CEO들이 재신임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단행된 현대자동차그룹 인사에서는 2명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3명이 퇴임했다. 세대교체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재작년, 작년과 비교해 인사 폭이 줄었다.
앞서 24일 발표된 LG인사도 조직 안정에 무게가 실렸다. LG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경험이 풍부한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기업들은 불투명한 경영환경에서 성장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도 정비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계열사의 글로벌 사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위원회를 전략/글로벌 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현대차는 핵심사업 간 연계 강화를 통한 미래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GSO를 신설하기로 했다. GSO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을 담당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과감한 변화를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조직 안정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유지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정기인사에서는 여성 CEO 배출되는 등 더 많은 여성 인재가 발탁되고 있다.
LG그룹은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했다. 코카콜라음료 이정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의 CEO를 맡았다. 지투알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LG가 처음이다.
CJ그룹은 지난달 인사에서 올리브영 대표로 이선정 경영 리더를 임명했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CJ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11번가는 전날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11번가의 첫 여성 CEO가 될 안정은 책임은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PO실장, LF e서비스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e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작성한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100대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5.6%로 나타났다. 2019년 3.5%→2020년 4.1%→2021년 4.8%로 최근 몇 년 동안 대기업 여성 임원은 증가 추세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