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다루는 '방송법 개정안'이 2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단독 처리로 의결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위원들은 "반칙", "개판", "날치기"라고 반발하면서 퇴장했다.
이날 오전 열린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방송법 개정안 등 처리를 두고 충돌했다. 고성과 발언 중단 등이 이어졌고, 장내 소란 끝에 결국 야당 단독으로 개정안이 처리됐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 MBC 등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당은 '언론 탄압' 측면에서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여당은 '편파성'을 내세워 반대해 왔다.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방송법 개정안 가결을 선포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2.2./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사안을 최대 90일까지 심의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 신청으로 제동을 걸었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박완주 의원까지 동원해 전체 위원 6명 중 4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여당 간사를 맡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두고 "꼼수"라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검수완박을 위장 탈당으로 날치기한 것처럼 또 다시 편법을 자행했다"라고 맹비난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 개정안 자체는 민주노총에 바치고자하는 것 밖에 안 된다"라며 "미사여구를 붙여 봐야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정치 용역을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은아 의원은 "국회법은 다수당만 위한 게 아니지 않나. 갑자기 의결하자면서 한 게 민주당이다. 이견이 있음에도 야당 단독 의결이 문제없다는 식이라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라고 반발했다.
반면 야당 간사를 맡은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안건조정 신청을 우리가 했나. 국민의힘에서 했다"라며 "논의를 한 참 진행하는데 국민의힘 위원들은 슬쩍 사라졌다. 그럴 거면 왜 신청했나"라고 반문했다.
고민정 의원은 "날치기란 표현을 계속하는데, 원하지 않는 법은 논의 안 해도 그만인가"라며 "공부 좀 하시고 직무유기하지 마시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다하라"고 촉구했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여야 공히 위원들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논의해 (이견이) 좁혀질 수 있음에도 동료 위원들에게 서로 육두문자가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오래갈수록 좁혀질까란 차원에서 결정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방송법 날치기 중단'이라는 내용이 담긴 있는 팻말을 지참했고 "반칙", "개판", "개판 오분전" 이라며 항의에 나섰다. 권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회의 진행이 개판"이라고 하자, 정 의원장은 "주장은 충분히 하되 반말 투라든지, 개판이라든지 듣기 볼썽사나운 발언은 자제해 달라"라며 고성을 주고 받았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