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는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도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대통령실 이전을 비롯한 주요 쟁점 예산은 물론 법인세율 인하 등을 두고 대치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까지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불발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여·야·정 협의를 진행했다.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협상을 이어갔다. 김 의장 방에서는 한동안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양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산안 협상의 가장 큰 장애요소는 법인세 인하 문제다. 여야는 예산안 감액 규모와 증액 사업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합의했지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두고는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월 6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비공개회의 참석를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부와 여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 하고 과세표준 구간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세 인하는 국제적인 추세일 뿐 아니라 기업 투자·고용을 촉진시킬 수 있어 경제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쟁국인 대만은 법인세율이 20%이고, 지방세는 아예 없다"라며 "민주당 주장대로 법인세를 안 낮추면 우리나라는 법인세 최고세율 25%, 지방세를 합치면 27.5%나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2과 무려 법인세에서 7.5%포인트나 차이가 나는데, 누가 대만에 가지 않고 우리나라로 오겠나. 기업의 조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 먹거리인 반도체 등을 대만 등에 빼앗기게 된다. 투자가 유치돼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김 의장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되 시행을 2년 유예하자는 중재안을 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절했다.
이와 관련해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끝내 합의가 어렵다면 단독안을 처리하는 절차에 돌입하겠다"라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는 정부안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도 받기 어렵다"라고 못박았다.
또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도 예산안 협상의 주요 변수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라며 "의장은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라는 말을 강하게 고집해서 입장차가 있었다. 우선 예산안 처리를 위해서 노력해야겠지만 어렵다면 해임건의안이라도 꼭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드리고 나왔다"라고 밝혔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와 관련해 민주당이 요지부동이다. 민주당은 의장 중재안도 거부했다"라고 비판하면서 "일단 법인세 합의가 돼야 한다. 아직 (예산안) 감액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와 우리당은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문재인 정권에서 올린 법인세를 원위치로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타결되면 오늘 중에라도 예산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타결 안 되면 예산안 통과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