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SK-LG 경영진들이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글로벌 경기후퇴 등 내년 경영 환경이 더욱 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경영진들은 리스크 축소와 성장동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사업전략을 논의한다.
서울 남산에서 도심 일대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한종희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회의를 연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경계현 사장 주관으로 22일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위기 대응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제품 수요 부진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삼성전자는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DX부문은 가전과 스마트폰, TV 등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 재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강화 전략, 비용 절감 방안 등도 회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DS부문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점검하고, 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 3나노 등 첨단 공정 수율확보를 통한 파운드리 육성 전략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스퀘어 등 ‘SK ICT 연합’은 지난 8∼9일 제주에서 처름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겸 SK스퀘어 부회장 주재로 유영상 SK텔레콤 겸 SK브로드밴드 사장,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윤풍영 SK㈜ C&C 사장, 박진효 SK쉴더스 사장 등 ICT 관계사 핵심 경영진과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SK ICT 관계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SK ICT 연합은 전략회의를 매년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SK ICT 연합 CEO와 임원들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과 지정학 리스크에 대응 방안, 관계사 간 협업 방안에 포커스를 맞췄다. 특히 반도체 사업과 관련, 국가별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점검하고, 글로벌 생산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과 같은 미래 핵심 성장산업에 대한 집중 토론도 진행됐다.
LG그룹은지난 8일 구광모 회장 주재로 사장단 협의회를 열었다.
통상 분기에 1번씩 여는 회의로, 이번에는 연말 인사로 신규 선임된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총 40여명이 모여 내년 거시경제 전망을 공유하고 재무리스크를 살폈다. 미래 전략 투자 방안과 인재 확보의 중요성 등도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우려 등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회사 내부에서는 과거와 같이 들뜬 연말 분위기 조차 없다”며 “경영진들은 내년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효율적인 조직운영, 탄력적인 투자 계획을 통해 위기극복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