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부친 손웅정(60) 감독이 재차 '아들 손흥민은 여전히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월드 클래스 논란에 불을 지폈던 발언을 다시 했는데, 이번에는 그 속뜻을 밝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손웅정 감독은 14일 방송된 tvN 토크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출연해 손흥민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낸 뒷얘기들을 전했다.
MC 유재석이 손흥민의 '월클 논란'을 거론하며 손 감독에게 여전히 손흥민을 월드 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손 감독은 손흥민이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다음 한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해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손 감독은 "그건(손흥민 월드클래스) 아니다. 여전히 (생각에) 변함없다"고 또 한 번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 캡처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에서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아버지'로서 손흥민을 바라보는 애틋한 심정을 드러냈다.
손 감독은 "내 자식이라서 보수적으로 보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늘 흥민이의 축구가 10%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흥민이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됐을 때도 흥민이에게 얘기했다. 우리가 '전성기'라고 하면 좋아하지 않나. 하지만 나는 내려가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단, 내려갈 때 아름답게 점진적으로 내려가야 한다. 흥민이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면 팬들이 허무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최고의 리그에서 득점왕까지 차지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 정상에 오른 다음 내려올 때의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 등이 이미 월드클래스인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라고 부르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손 감독은 "축구는 젊어서 잠깐이다. 영원한 건 없다. (현재의 성공에) 도취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향 지자체에서 '흥민이 도로' 건립도 말씀해주시는데 정중히 거절했다. 은퇴하면 누가 흥민이 이름이나 불러주겠나, 아무도 기억 안 해준다"며 손흥민에게 오로지 현재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유퀴즈'에서는 손 감독이 어렸을 때 손흥민을 어떻게 훈련시켰는지, 18세 나이에 독일 함부르크로 입단하며 처음 해외 진출을 했을 당시 모든 개인생활을 접고 현지에서 손흥민을 뒷바라지할 시절의 고생담,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 첫 골을 넣었을 때 느꼈던 남다른 감회, 토트넘 이적 당시 뒷얘기 등을 솔직한 화법으로 밝혀 팬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손 감독은 시종일관 아들 손흥민에게 가장 바라는 것을 "행복하게 축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연봉이고 뭐고 다 떠나서 흥민이가 정말 살아보고 싶은 도시, 가보고 싶었던 팀 가서 행복하게 공을 차다가 은퇴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모든 결정은 손흥민이 스스로 할 것이라며 아들에 대한 한결같은 믿음을 나타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