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또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사상 처음 연 4%대를 돌파하며 2010년 공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대 진입을 목전에 두면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16일부터 주요 은행들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36%포인트 인상됐다./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요 은행들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가 0.36%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 5.91∼7.31%에서 6.27∼7.67%, 우리은행 6.56~7.36%에서 6.92~7.72%, NH농협은행 5.67~ 6.77%에서 6.03~7.13%로 상향 조정됐다.
은행연합회가 전날 공시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0월(3.98%)보다 0.36%포인트 오른 4.34%로 집계됐다. 이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공시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신규 코픽스가 4%대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상승폭은 전월(0.58%포인트)보다 줄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19%로 전월 대비 0.34%포인트 상승했다.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2.65%로 전월 대비 0.29%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의 수신상품 금리 변화를 반영한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은행권이 일제히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지난달 코픽스를 끌어올렸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시장금리 변동이 즉각 반영된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은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추산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인상폭이 0.50%포인트로 커지면 증가액은 6조5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올해 11월까지 기준금리가 0.25~0.50%포인트씩 모두 2.75%포인트 인상되면서 1년 3개월간 늘어난 이자는 약 37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차주 1인당 평균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8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은이 당분간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연 3.5%~3.75%로 보고 있다고 밝히며 현재 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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