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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위협하는 '빅테크' 중개 플랫폼…"시장실패 경계해야"

2022-12-18 10:0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혁신'과 '소비자 편익 제고'를 이유로 빅테크에게 대출상품 중개 등 금융 본연의 기능을 허용한 가운데, 빅테크의 금융상품 중개가 금융안정성과 소비자보호 등에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1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중개 허용에 따른 이슈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당국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개대상 금융상품의 범위를 대출에서 예금과 보험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시범운영 중이다. 현행법상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 보험 등의 비교추천·중개는 그동안 불가능했다. 

금융당국이 '혁신'과 '소비자 편익 제고'를 이유로 빅테크에게 대출상품 중개 등 금융 본연의 기능을 허용한 가운데, 빅테크의 금융상품 중개가 금융안정성과 소비자보호 등에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와 더불어 플랫폼에서 실제 대환이 가능하도록 상환요청과 필요정보(원리금 잔액, 수수료 등 기타비용) 제공, 최종 상환 확인 등의 과정을 금융결제원 망으로 중계해 상환절차를 완전히 전산화하는 작업도 재시도 중이다. 내년 5월에는 이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온라인 중개업 도입에 따른 정보비대칭 완화와 시장경쟁 강화 등으로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빅테크의 금융상품 중개시장 진입은 전통적인 금융체계로 인한 규제차익 발생과 잠재 리스크 표출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의 금융상품 중개업 진출이 인허가 중심인 현행 금융업 규제에서 규제차익을 확대시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에서는 일부 핀테크 시장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정부 주도 하에 진행되는 플랫폼 금융상품 중개 확대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소수 특정 플랫폼의 지배적 위치가 구축돼 불공정 경쟁 및 독과점에 따른 시장 효율성 저하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이윤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금융연구팀장은 "빅테크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의 중개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자회사 외 제3자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나 우월적 시장지위를 악용한 약탈적 수수료 부과, 편향성 있는 알고리즘 적용 등으로 소비자의 편익이 오히려 침해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빅테크에 대한 금융회사의 의존도 심화는 기존 금융사들의 '위험추구'를 부추겨, 시스템리스크를 촉발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이 외에도 △소비자 부담 증가의 역효과 △상품 제공 제약 △가격 및 금리 위주 경쟁 유도에 따른 연쇄적 금융시스템 불안정 가중 등이 큰 우려요인으로 제기됐다. 

이에 빅테크가 일으킬 수 있는 안정성 훼손과 공정경쟁 저해 등의 부작용을 살피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윤재 팀장은 "혁신과 규제의 이분법이 아닌, 혁신과 공정한 경쟁질서가 조화롭게 추진됐을 때 금융소비자 후생이 개선될 수 있음에 유의해 정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행위와 관련해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예외 허용은 중소 핀테크에 한해 적용하고 빅테크는 기존 금융법률을 정비해 규율할 수 있을 때까지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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