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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MZ 줄 세운 ‘더현대’…대구 3파전 ‘중심축’ 부상

2022-12-18 17:18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대구/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대구 현대백화점이 10년 만에 ‘더현대 대구’로 간판을 바꿔달고, 지역 상권 판도를 바꾼다. 강력한 라이벌인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개장시기가 2016년, 인근 롯데백화점 리뉴얼 오픈은 2015년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명품과 먹거리 등 모든 면에서 최신 트렌드를 집약해 20~30대 젊은 소비자를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16일 전국 현대백화점 가운데 세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 점포인 더현대 대구점이 정식 개장했다. ‘더현대 서울’ 이후, 더현대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연 곳은 대구점이 처음이다. 이날 ‘인증사진 맛집’과 ‘유명 맛집’ 크게 두 곳에 방문객들이 몰렸다. 

더현대 대구 9층 복합문화예술공간 ‘더 포럼 by 하이페 아욘. 안쪽에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카페 워킹컵’이 보인다./사진=미디어펜 이서우 기자



더현대 대구 인증사진 맛집은 백화점 9층에 마련된 4565㎡(약 1380평) 규모의 복합문화예술공간 ‘더 포럼 by 하이페 아욘’이다. 하이페 아욘은 ‘더현대 서울’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의 문화공간 디자인에도 참여한 유명 작가다. 

이번 더현대 대구점은 그가 특별히 더 애정을 쏟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백화점 한 층 전체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내놓는 파격적인 결정을 하자, 하이페 아욘도 9층 바닥 디자인부터 기둥 색 하나까지 직접 고르는 정성으로 화답했다. 이날도 하이페 아욘이 디자인한 ‘카페 워킹컵’에서 라뗴 아트 인증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곳곳에 보였다.  

같은 층 실내광장 ‘콜로세움’ 역시 하이페 아욘의 예술적 감각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자리마다 콘센트를 설치하는 등 실용적 요소를 더했다. 이곳에서는 중년 방문객들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 바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대형 휴식 공간이다. 지역 명소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현대 대구는 영업면적을 기존 대비 15% 가량 줄이고 대신 문화와 예술 시설을 총 5047㎡(1530평) 규모로 늘렸다. 

더현대 대구 지하 2층 나이스웨더 매장 전경. 해당 층은 MZ세대를 위한 콘셉트 매장들로 채워졌다./사진=미디어펜 이서우 기자


16일 더현대 대구 지하 2층에 문을 연 올드페리 도넛에 소비자들이 줄을 서 구매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서우 기자



지하 2층 나이스웨더 안에 위치한 올드페리 도넛 매장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1인 당 구매 수량도 제한할 정도였다. 올드페리 도넛은 첫 선을 보인 서울 한남동에서도 ‘줄 서야 먹는 도넛’으로 유명세가 자자하다.

나이스웨더는 2021년 현대백화점이 30억 원을 투자한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다. 맞은편 스미스앤레더 역시 현대백화점이 20억 원을 들인  천연소가죽 소재의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 스타트업이다. 

스미스앤레더는 스마트폰 케이스나 지갑 등을 주로 취급했는데,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더현대 대구 매장에서는 골프용품까지 제품을 확대했다. 젊은 골프 인구가 부쩍 늘어난 것을 고려해 골프공과 볼마커, 골프티 등을 5만 원 대 세트로 내놓았다. 구매자 이니셜도 새겨준다. 

더현대 대구 지하 1층 와인매장 안쪽에는 퇴근 후 가볍게 한 잔하는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레스토랑 겸 바(bar)를 마련했다./사진=미디어펜 이서우 기자



더현대 대구는 백화점 큰손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이 높은 명품도 마찬가지다. 

더현대 대구와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지난해 3대 명품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유치에 성공하며 안정적 수비에 나섰다. 더현대 대구는 루이비통과 구찌로 방어막을 구축하고 경남지역 최대 규모 ‘보테가베네타’와 ‘질샌더’·‘오프화이트’ 지역 첫 입점으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백화점은 당분간 수세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더현대 대구, 신세계 대구점과 떨어진 수성에 대규모 롯데타운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더현대 대구를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혁신적이고 트렌디한 ‘쇼핑·문화 랜드마크’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10년 만에 '더현대 대구'로 새롭게 단장하고 지난 12월16일 문을 열었다. /사진=미디어펜 이서우 기자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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