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올해 상반기 역대급 성적표를 발표했던 정유업계가 내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때 정제 마진이 바닥을 쳤지만 재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원유 산유국들의 정책과 수요 폭증으로 인해 유가도 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VLSFO/사진=각 사 제공
21일 SK이노베이션 관계자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은 지난 9월 3주차 배럴당 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여 11월 1주차 4.6달러, 4주차 10달러, 12월 2주차 8.7달러 등 최근 6주 평균 배럴당 8.1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6월 4주차 29.5달러에 비하면 27.56%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38배 높은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유가 역시 하방 압력이 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하락폭은 제한적일 전밍이다. 유럽 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한했고, 배럴당 60달러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각종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다 석유 수출국 기구 플러스(OPEC+)가 하루 20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한 방침을 유지하기로 해서다.
여기에 국제 석유 관련 기구들은 글로벌 석유 수요량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OPEC은 지난 13일 월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정책을 전개해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5만 배럴로 올해보다 2.3%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지난 14일자 월간 정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석유 시장 수요가 1억164만 배럴로 올해보다 일일 170만 배럴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예상치보다 하루 25만 배럴이 더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항공유 등 관련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기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국제 항공유가는 배럴당 120.01달러로 전주 대비 10.6% 올랐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12.6% 오름세를 보인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에는 산업 전반적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위축될 전망"이라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정유업계는 여전히 호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도 "공급 부족 해소로 정제 마진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