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노조가 윤석열 정부의 연이은 관치금융 행보에 거세게 비판했다. 정부가 측근 인사를 금융권 CEO 자리에 내정하는가 하면, 민간 금융사 CEO 인사에 개입하는 행보를 보이는 까닭이다. 여기에 수신금리 경쟁자제, 은행채 발행자제,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 등 각종 시장개입 정책을 연이어 내놓은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국노총, BNK부산은행 노조, IBK기업은행 노조, 참여연대가 12월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 관료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금융노조는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기업은행장 선임에 있어 '관치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며 이례적으로 제청설을 인정했다"며 "이쯤 되면 그냥 관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은 오는 1월 2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이자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이석준 전(前)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해 연임이 유력했던 손병환 현 회장이 밀려난 점에서 관치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이복현 금감원장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퇴 압박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0일 손 회장을 가리켜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그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당사자께서도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전날에는 "(금융위 징계는) 여러 번에 걸친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라며 "저도 금융위원회의 한 명으로서 전혀 이견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용퇴 결정을 극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대한 이 같은 '관'의 개입이 '관치'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반(反) 시장적 금융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거듭된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이후 촉발된 채권시장 경색에 △수신금리 경쟁자제 △은행채 발행자제 등의 정책을 긴급하게 펼쳤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 전환'이다"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금융정책 대부분, 예컨대 수신금리 경쟁자제, 은행채 발행자제,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 금융사 CEO 인사 개입 등이 모두 정부 주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정권이 금융사의 자율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관치금융'"이라며 "정부는 관치금융을 포기하고 자율금융을 추진하라"고 강조헀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