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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헤어질 결심'…정부, 다주택자 달래고 시장 안정 성공할까

2022-12-22 13:40 | 김준희 기자 | kjun@mediapen.com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가 부동산 시장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다주택자를 선택했다.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사라졌던 혜택을 부활시키는 등 ‘당근’을 건넨 가운데 단기적인 거래 활성화 및 시장 정상화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취득세 중과·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을 대폭 완화한 가운데 단기적인 시장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다주택자 취득세 및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사업자를 위한 혜택을 부활시키는 등 내용을 담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2주택자부터는 취득세 중과가 폐지돼 1~3% 일반세율을 적용받는다. 3주택 이상자 및 법인 취득세율은 기존 12%에서 6%로 낮아진다.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조치도 1년 연장돼 오는 2024년 5월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3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또 10년 이상 장기·소형(전용면적 85㎡ 이하) 임대에 한해 아파트 등록 임대사업자도 부활시켰다. 이들은 임대 개시 시점 주택 가격이 공시가격 기준 6억원(비수도권 3억원) 이하일 경우 종합부동산세 비과세(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 핵심은 그간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다주택자를 수면 위로 올린 데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지난 2018년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금지, 2020년 취득세 중과 등 각종 규제를 걸어 시장 참여를 제한한 바 있다.

임대사업자 또한 당초 권고하는 입장이었다가 집값 상승기를 맞자 ‘투기의 원흉’으로 지목하며 혜택을 크게 축소시켰다.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일반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그간 규제에 억눌렸던 다주택자를 끌어들여 주택가격 하방압력을 떠받치려는 모양새다.

◆"급매물 소화·거래 정상화 유도…매수심리 회복 시간 걸려"

전문가들 또한 이번 조치로 다주택자의 시장 참여가 비교적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완화를 통한 실거래를 유도해 시장 연착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가 하락 및 저소비, 저거래 등이 명확한 상황에서 무주택 실수요자뿐 아니라 다주택자도 부동산 시장 거래 및 수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각종 세제·대출 규제를 걷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높은 이자 지불과 경기둔화 국면 속 주택가격이 조정되고 구매심리도 냉각되자 주택 추가 구입을 막는 수요 억제책보다는 하방 리스크를 줄이고 거래를 정상화하는 것에 무게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주택 거래를 저해했던 규제들이 완화되는 만큼 일부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시장 연착륙 유도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020년 7·10 대책에서 축소됐던 민간 등록임대에 대한 혜택이 크게 개선되면서 집값 하락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다만 거래 정상화 및 시장 회복은 여전히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 리스크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서다.

임 리서치팀장은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종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지, 또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 위축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이질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 빅데이터랩장 또한 “일부 급매물 소화와 시장 연착륙에는 다소 도움이 될 전망이나 침체된 시장의 단기 방향 전환과 빠른 회복을 이끌어내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신규 입주 등 주택 공급이 많거나 가계대출 비중 및 다중채무자가 집중된 지역은 수요 진작에 한계를 보이는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당장의 ‘시장 연착륙’ 방안 보다는 ‘과도한 규제의 정상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정책 변화가 곧바로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를 실행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단기적인 가시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장기적인 정책 방향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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