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진가(家)의 막내 딸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물류업을 소재로 한 엔터테인먼트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문화예술경영을 물류업계에 접목한 것은 국내 최초이고, 전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여서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한진은 서울 종로구 사직동 소재 씨네큐브 광화문 1관에서 단편 영화 '백일몽' 시사회를 개최했다.
각본·연출을 맡은 홍영아 사려니필름 감독과 김선경 프로듀서, 양성보 조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며 일상에 더욱 깊숙하게 자리잡은 택배 산업의 주인공인 택배 기사와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 간의 삶과 효를 담아 휴머니즘을 그려냈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소재 씨네큐브 광화문 1관에서 단편 영화 '백일몽' 시사회를 개최한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제작진·출연진과 나란히 서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사장)이 제작 투자를, 조현민 사장이 투자 총괄을 맡아 만들어진 백일몽은 △이탈리아 골든 단편 영화제 △미국 WRPN 여성 국제 필름 페스티벌 △미국 뉴 포트 비치 필름 페스티벌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조 사장은 마케팅 역량을 십분 활용해 백일몽을 단순한 한진택배 바이럴 영화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 기획하는 데에 주력해 1년 여 간의 시간을 투자했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진의 대표 사업인 택배를 재해석하고 더욱 많은 이들에게 업종을 이해시킴과 동시에 종합 물류 기업을 넘어 우리네 삶의 애환을 담고 싶었다"며 "훌륭한 제작진 덕분에 단편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글로벌 경영학을 전공한 조 사장은 화려한 홍보·마케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이 출연한 대한항공 '어디까지 가봤니' 광고 시리즈./사진=대한항공 제공
2009년 대한항공 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항공업계 취항지 광고 중 최초로 스토리 텔링 기법이 적용된 '어디까지 가봤니' 시리즈를 선보였다. 뉴질랜드 편에서는 조 사장이 직접 번지 점프를 하는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은 2014년 7월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을 펴내며 동화 작가 등단으로 이어졌고, 올해의 '백일몽'은 과거 광고 영상과 도서 출판에서 필요로 했던 스토리 텔링 경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0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1에서 우승한 김정우 선수와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상무보). 결승전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서 보기 드문 '게임 덕후'로도 알려진 조 사장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상무보) 시절엔 2010년 항공업계 최초로 스타리그 시즌 1·2 스폰서로 나섰다. 시즌 2에서 쓰인 맵 이름은 현재 운항 중인 B787에서 따온 '비상-드림라이너'였고, 실제 지형도 여객기를 형상화 한 모양새다. 시즌 1 결승전은 고도의 보안 수준을 요하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개최했는데, 이는 조 사장이 10대 또는 20대 학생들을 중요한 잠재 고객으로 평가했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진에어에 재직할 당시에는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해 리그 오브 레전드(롤, LoL)·스타크래프트2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조 사장의 미래 고객 확보 노력은 모바일 게임으로도 이어진다. 지난해 5월에는 물류업계 최초로 모바일 택배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를 외주 개발해 일반에 공개했다. 또한 지난 13일에는 미래 지향적으로 세계관을 확장한 후속작 '물류왕 아일랜드'를 론칭했다.
물류 산업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분야인 만큼 각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유소년층을 포함한 전 연령대에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고, 이들로 하여금 게임을 통해 업계를 이해시키고자 함이 목적이다.
㈜한진 모바일 아케이드 게임 물류왕 아일랜드 '운송 탈출 게임'(상)과 '택배왕 아일랜드' 분류 게임 모드(하)./사진=인 게임 캡처, 미디어펜 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