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가 23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2023년도 새해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을 의결한다.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율 인하와 경찰국 및 법무부 예산 그리고 이재명표 지역 예산 등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극적 타결을 이룬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안 639조원에서 4조6000억원이 감액된 규모다. 국가채무와 국채 발행 규모는 정부안보다 늘리지 않기로 했다.
막판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는 현행 과세표준 4개 구간별로 1%씩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4%, ▲200억 초과∼3000억 이하는 22% 21% ▲2억 초과∼200억 이하는 20%에서 19% ▲2억 이하는 10%에서 9%로 낮아지게 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월 22일 국회에서 2023년도 예산안 합의문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이 “위법”이라고 주장해 온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당초 정부가 편성한 약 5억1000만원에서 50%가 감액됐다. 다만 두 기관에 대한 민주당의 이견과 우려 해소를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 시 대안을 마련해 합의·반영하기로 했다.
반면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예산의 경우 민주당이 요구했던 7050억 원 증액 요구 중 절반인 3525억 원이 반영됐다. 공임대주택 관련 전세임대융자사업도 6600억원이 증액됐다.
여야는 이밖에도 내년 도입 예정된 금융투자소득세의 경우 시행을 2년만 유예하되, 그때까지 주식양도세는 현행대로 과세하기로 했다. 현행 10억원 대주주 기준 및 보유 금액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증권거래세의 경우 현재 0.23%를 내년 0.20%, 2024년 0.18%, 2025년 0.15%로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제금액을 9억원(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으로 하고, 세율은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무관하게 2주택자까지는 기본세율을 적용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부터 누진 제도를 유지하되, 세율은 2.0∼5.0%로 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런 내용을 담을 예산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가 각각 핵심 예산에 대해 절반씩 삭감하는 선에서 한발씩 물러나면서 합의점을 찾게 된 셈이다. 법정처리기일(12월2일)을 넘긴 지 21일 만에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는 이번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산안 합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은 소수 여당이지만 정부의 정책, 철학이 반영될 예산을 많이 하고자 했다. 또 민주당은 야당이긴 하지만 다수당이니 그런 입장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힘들었지만 그나마 이렇게 합의로 통과되게 돼 다행스레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복합경제위기 속에서 민생 살리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일했다. 여야가 더 이상 국민에 누를 끼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시작된 만큼 국정조사가 온전히 진행될 수 있도록 대승적으로 타결을 봤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