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톱3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연말에는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정의선 회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노력해온 퍼스트 무버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품질경쟁력에 집념을 보였던 정몽구 명예회장이 일궈놓은 터전에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력에 힘을 쏟아온 정 회장의 노력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2022CES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하는 등 호평 세례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일본시장에서 철수를 하며 포기했던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를 통해 재진출이후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한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 한국 자동차가 일본 올해의 차를 수상한 건 현대차가 최초다.
일본시장 철수 이후 불가능한 도전으로 보여졌던 시장 재진출과 성과를 동시에 보여준 것이다. 이런 성과는 현대차의 전기차 이이오닉5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된 전기차다. 아이오닉5가 일본에 진출 직후 많은 일본 자동차 전문가들이 호평이 이어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수 있게 했다.
특히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는 아이오닉5에 대해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역동적 주행성능, 안전 사양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는 지난 4월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세계적인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SUV'에 전기차 최초로 선정됐다.
지난 19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켈리불루북이 선정하는 '2023 베스트 바이 어워드'에서 8관왕에 올랐다. 아이오닉5가 '최고의 신차'로 선정된 데 이어 싼타페, 셀토스,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제네시스 GV70, GV80 등이 총 19개 부문 중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켈리블루북이 평가하는 8개의 SUV부문 중 과반인 5개의 상을 수상하면서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그룹 SUV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의 SUV는 전기차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들이다.
꾸준한 베스트 셀링모델에 들어가는 준중형SUV 투싼과 스포티지를 비롯해 대형SUV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도 최근 몇 년사이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은 현대차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TV쇼인 영국 BBC탑기어는 현대차의 준중형SUV 투싼을 최고의 패밀리카로 선정한 바 있다. 영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50종의 패밀리카 중 투싼이 1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 2004년에 BBC 탑기어는 "자동차를 마치 가전제품 만들 듯이 한다"며 혹평을 했었다. 하지만 꾸준히 기술개발을 통해 진화해온 현대차는 혹평을 이어왔던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9월 탑기어는 "2020년대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의 시대"라면서 "현대차가 업계를 지배하는 새로운 챕터는 굉장히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아의 스포티지도 유럽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유럽시장의 기아 내부의 베스트 셀링모델이긴 했지만 상복은 없었던 스포티지였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위상이 달라졌다.
스포티지는 지난 16일 스페인 유력 언론사 ABC가 주최하는 '2023 스페인 올해의 차'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기아가 스페인 올해의 차를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포티지는 최근 '2023 그리스 올해의 차'에도 선정됐다. 스포티지는 10개의 후보 차종 중 총점 399점으로 최고 득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안전, 신기술, 품질, 드라이빙은 물론 커넥티비티 기술 기반의 최첨단 혁신 사양이 심사위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판매량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럽에서 총 98만686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6년 유럽서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꾸준한 신차로 유럽시장 고객들의 모집했고, 차츰 순위가 올라갔다. 지난 2018년에 4위에 안착했다. 2020년 5위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4위로 복귀했다. 올해 연말 합계 기준으로 르노그룹을 앞선다면 역대 처음으로 유럽 시장 톱3에 오르게 된다.
이런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과 함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상첫 글로벌 판매 3위 브랜드로 우뚝설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반도체 부족현상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이 실적이 부진했던 것과 달리 꾸준한 신차 출시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노력의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올해 글로벌 판매 순위는 1위 토요타그룹(513만8000대), 2위 폭스바겐그룹(400만6000대), 3위 현대차그룹(329만9000대)이 될 전망이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그룹을 이끌며 과감한 시도를 이어온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꾸준히 독자개발에만 힘서왔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만들어왔다.
이런 노력 끝에 미국 카누사의 스케이드보드플랫폼을 활용한 현대차그룹의 E-GMP가 개발됐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우뚝선 지금의 현대차그룹으로 거듭났다. 이 밖에도 로보틱스 분야의 진출을 위해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새로운 도전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속에 더 이상 패스트팔로워로서는 입지를 굳힐 수 없게 되며 과감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며 "이런 도전을 바탕으로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됐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