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28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단독 표결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날치기 통과"라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국회 농해수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으면 법안을 소관하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본회의 부의는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하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안건 처리를 놓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2.12.28./사진=연합뉴스
농해수위 재적 위원은 총 19명으로 이 중 민주당 소속은 11명이다. 민주당 단독으로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이 불가능했지만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해당 안건은 상임위를 가볍게 통과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도한 양곡관리법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가격이 5% 넘게 하락하면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전부 의무적으로 사들여 가격 하락을 방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쌀 생산량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해 왔다.
정부·여당은 양곡관리법 시행 시 1조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고 이미 정부 판단에 따라 초과 생산분을 유동적으로 사들이고 있어 개정이 불필요 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쌀값 대폭락을 막고 농가 소득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라는 주장을 폈다.
여당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시장격리 의무화로 시장 기능을 저해하고 재정부담을 가중 시켜 미래 농업투자 감행시키는 악순환 일으킬 가능성 있는 악법 중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건은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일정"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쌀 과잉공급에 대비한 예외조항을 두자고 여당에 수차례 제안했는데도 무조건 '안 된다'라고만 주장하기 때문에 타협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라며 "(본회의 부의 요구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맞섰다.
본회의로 부의된 법안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해야 한다. 3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상정 여부를 묻는 무기명 투표가 진행된다. 현재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단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7번째 날치기이고 절차적 문제가 있다. 무효다 무효"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법안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 이거 우리 가처분 신청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여야는 이날 안건 의결 직전까지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민주당에서 미리 작성해 놓은 것으로 보여지는 보도자료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충돌했고, 회의가 10분 간 정회되기도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