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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호황에도 웃지 못하는 K조선…인력난 어쩌나

2022-12-29 15:0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신 빅3 회사가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익성이 높은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수주하며 수익성까지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조선업계에 만연한 인력난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조선업 특성상 생산능력이 건조 경험을 보유한 인력의 숫자로 직결되는 만큼, 기술 인력부족은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차원의 지원 사격이 예고된 가운데 조선업의 구인난 해소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 3사는 연초 설정한 수주 목표액을 모두 조기 달성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을 8년 만에 벗어나 연간 수주목표를 넘긴 데 이어 2년 연속 초과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174억4000만 달러의 연간 수주 목표를 세운 한국조선해양은 목표 대비 137.3%를 달성했다. 총 197척을 수주, 239억5000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대거 체결하며 수주 잔고를 채웠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21척, 26척을 수주하며 LNG운반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44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04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89억 달러의 117%를 달성했다. 올해 수주한 46척 중 38척을 LNG 운반선으로 채웠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연간 목표 수주액(77억 달러) 대비 40%를 초과한 108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삼성중공업은 94억 달러로 목표액(88억 달러) 대비 107%를 달성했다. 올해 누적 49척을 수주했으며, 이 중 LNG 운반선은 36척이다.

LNG 운반선의 수주 호황이 목표 달성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LNG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발주 물량을 쓸어오면서 수주 곳간을 채웠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LNG운반선 발주는 170척이다. 국내 조선 3사 수주량은 총 118척으로 점유율은 69%에 달한다.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는 실적 회복에 탄력을 붙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고부가선 수주가 가능한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국내외 모두 약 3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경쟁자가 소수에 불과한 LNG선 분야는 이미 인도 가능 슬롯이 2026년 상반기까지 채워진 상태로 전해진다.

하지만 쏟아지는 일감에도 앞선 조선업 장기불황에 따른 꾸준한 인력감소가 이어진 상황이라 일손 부족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올해 7월 기준 9만2394명으로 5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설계와 연구인력, 생산인력은 각각 6645명(46.9%), 9만8003명(58.3%) 줄었다.

조선사들의 생산 능력은 건조 경험을 보유한 인력의 숫자로 결정된다. 문제는 신규 인력이 숙련공이 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선박 건조 전 과정을 경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1년이다. 

이 때문에 신규 인력이 숙련공으로 성장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더욱 길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 조선 업황을 판단함에 있어 현재의 수주잔고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조선사들의 공급 능력"이라며 "전 세계 선박 수주잔고가 2년 연속 증가한 것은 선박 발주가 증가한 동시에 조선사들의 건조량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 구인난 해결을 위해 조선업 취업지원 허브 신설 등 고용서비스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총 200억 원 규모의 '조선업 구인난 특화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조선업 인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만큼 거제시를 내년 말까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다.

국내 조선사들도 내년부터 크게 늘어날 외국인 근로자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가 풀리고 정부 고용허가제(EPS)의 유입 인력 제한이 완화되면서 외국인 인력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뽑은 데 이어 내년에는 1000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수용 인원을 1400명에서 2500명 규모로 크게 늘렸다.

대우조선해양도 외국인 근로자들의 전용 기숙사 9개 동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내년에 지금보다 2배 이상의 인력이 확충될 것을 예상하고 있어서다. 새로 온 외국인 근로자의 빠른 적응을 위해 국내에서 오래 일한 외국인 근로자에게 멘토를 맡기는 '코디네이팅 매칭' 제도를 실시한다. 삼성중공업도 기숙사 확장과 통역 인원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고 한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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