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 역시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복합위기로 지난해에 비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비금융 부문의 역량을 강화와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주문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어려운 매크로 환경이지만 기회의 문도 열려 있다"며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 기조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사업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사업부문별 내실있는 성장과 수익기반을 공고히 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비금융사업의 성과를 창출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금융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금융상품 '중개·판매'에서 '자산관리·운용'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과 자산운용 분야에서의 체질개선을 통해 투자·운용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영역의 그룹 내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디지털(Digital)과 테크(Tech) 등 비금융사의 투자와 협업 확대를 통해 미래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한의 세대교체를 위해 전격 용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변화하고자 하면 살고, 안주하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의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현재의 성과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일류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변화 없이는 성장과 도약도 없으며,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과거와 현재에 머물지 않고 더 큰 미래로 가고자 하는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수익과 규모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해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위기 속 새로운 성장을 위해 내실을 다질 것을 당부했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느냐"고 반문하며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기 보다 더 늦기 전에 보폭을 더욱 넓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 한 해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함 회장은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고객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올해는 비금융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보험·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원(WON)카, 원(WON)멤버스, 원비즈플라자 등 그룹사 통합 플랫폼과 공동 영업시스템을 통해 그룹 시너지 극대화와 비금융업 분야 사업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아울러 "이미 치열한 경쟁시장인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CIB, 글로벌 분야는 올해 중요한 승부처"라며 "자본운용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금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