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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메르스 공포? 마스크 쓴 요우커 "명동은 살아있다"

2015-06-02 12:08 | 정단비 기자 | 2234jung@mediapen.com

중국인 관광객 발길 여전히...다만 마스크 착용 관광객은 많아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메르스 공포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내수침체에 불난데 부채질이다. 외국인들은 메르스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도 메르스를 두려워 하는 분위기다. 
 
   
▲ 2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미디어펜
중국인과 대만인들이 메르스 확산 때문에 국내여행 예약을 취소하는 등 메르스 쇼크를 새삼 느끼게 했다.

요우커들이 가득메웠던 명동에도 찬바람이 불까 싶어 2일 직접 명동을 찾았다. 생각한 만큼 명동은 평온했다. 크게 동요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 여기저기 요우커들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흰색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 20일부터 연일 신종 바이러스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이야기들로 국내가 떠들썩하다. 메르스 환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나 2일 기준으로 확진을 받은 환자가 총 25명이며 2명이 끝내 숨졌다.
 
이에 따라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국내를 방문하려는 관광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11일까지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출발해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이처럼 메르스의 확신이 국내 여행이나 유통 등에 여파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관광객,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명동은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평일 오전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도 있고 저녁시간때처럼 길거리가 발디딜틈 없이 사람들로 메워져있지는 않았지만 영업을 시작한 가게들과 거리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옷가게, 뷰티가게 등 명동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은 아직까지 메르스로 인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수가 줄어들지는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화장품 로드샾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메르스가 확산세를 보인다는 뉴스들이 있기 전이나 이후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메르스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길안내 등 거리를 돌아디니며 명동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도와주는 서울시관광협회 직원들도 적어도 명동은 메르스로 인한 차이는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생겼다는 정도 밖에는 없다고 귀뜸했다.
 
서울시관광협회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관광객들은 항상 많다""딱 한가지 차이는 마스크를 끼고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이 늘어났다는 정도일 뿐 방문하는 관광객명수는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전까지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이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해 끼고 다녔지만 메르스 얘기가 나오고 중국인분들은 마스크를 쓴 사람은 엄청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마스크를 착용중인 한 중국인 관광객은 메르스와 관련해 한국 여행이 안전한지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조금 불안하다"고 답했을 뿐 별 일 아니라는 반응이다. 

메르스는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내수침체의 효자인 관광산업이 침체되면 가뜩이나 없는 살림은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어려워진 내수는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고 투자를 위축시킨다. 투자는 고용을 막고 소득을 협박하게 된다. 궁핍해진 소득은 소비를 괴롭힌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생 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분석했다. 수출 피해액은 17억~30억 달러 관광 수입 피해액 약 3억 달러, 당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4~0.6%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간접적으로는 8만9000~11만9000명의 고용 위축, 2억~9억 달러의 설비투자 감소를 추산했다.

메르스 괴담 확산도 우리 경제의 목을 조르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 인터넷 괴담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메르스 대란이 국민 안전과 국가경제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고 보고 국민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할 방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경제에 미칠 영향을 말하는 것은 이르다"라며 "근거없는 괴담이나 우려가 우리 경제에게 악영향을 줄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반도가 메르스 충격에 휩싸이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쇼핑관광 메카 명동은 메르스 공포의 호들갑스런 분위기와는 달리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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