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 전망치가 차례로 공개되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CI./사진=각 사
13일 건설·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안타증권은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 3조300억원, 영업이익 23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1%, 13.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베트남 2단계 2차 빌라 관련 매출(약 4000억원)과 이익 대부분이 해당 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대형 현장 기성 확대로 비주택(토목·플랜트) 부문 매출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건축 부문은 높아진 원가율 기조가 이어지며 매출총이익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를 이겨낸 대우건설의 선방 요인은 해외 성과다. 김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거점 국가인 이라크, 나이지리아, 베트남 지역 수주 파이프라인과 폴란드,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등 주요 해외 파이프라인에서 성과가 분양 축소에 기인한 주택·건축 매출 감소를 방어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현대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 등은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5조8643억원, 영업이익 146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 대비 16.3%를 하회하는 수치다.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주택 도급 사업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과거에 비해 좋은 마진을 내기 어렵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현장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DL이앤씨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2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49.4% 감소한 1364억원으로 추정했다.
자잿값 인상 등 원가율이 크게 오르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중 이어진 주택·건축 부문 원가 상승 부담이 4분기에도 이어지며 영업이익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GS건설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1222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6%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인 1410억원 대비 13.3% 낮은 수치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원가율 부담 지속과 성과급 등 판관비 증가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비록 지난해 마지막까지 웃지는 못했지만 올해는 각자의 이유로 희망이 보인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사우디 시장 내에서 옥사곤 항만 등 네옴시티 관련 추가 수주 가능성이 기대된다”며 “DL이앤씨는 플랜트 부문에서 사우디 마덴을 비롯해 동남아, 중동 석유화학 프로젝트 등에서 추가 수주 성과를 목표해나갈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은 신사업 성장이 관건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매출 약 2500억원 규모 베트남 냐베 1-1을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신사업 매출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니마(수처리), 모듈러(조립식 주택), 에네르마(폐배터리 재활용), 데이터센터 등 다방면에서 신사업 확대를 지속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