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16일 오전 일본 외무성에서 만나 관련 한일 외교국장협의를 진행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서 국장은 지난 12일 개최한 강제징용 해법 관련 공개토론회 등 국내 분위기를 전달했다”면서 “양 국장은 앞으로도 각급에서 외교당국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국장협의는 양 정상간 합의에 따라 조속한 현안 해결 및 관계 개선을 위해 외교당국간 긴밀한 협의를 가속화해나가는 차원에서 개최됐으며, 이번 협의 시 양 국장은 한일 간 현안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정부는 지난 12일 외교부 주최 공개토론회를 통해 ‘제3자 변제’란 큰 틀의 해결책을 공식화한 바 있다. 따라서 이날 한일 국장급협의에서 서 국장은 정부 해결책에 대해 설명하고, 공개토론회에서 수렴된 피해자측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공개토론회 다음날인 13일 전화통화를 갖고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우리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11월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 2곳을 상대로 각각 강제징용 피해자 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일본의 해당 기업들은 관련 협의에 불응해왔다.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2023.1.12./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일본정부가 강제징용 피해배상 등의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정부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된 만큼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지난 공개토론회에서 일부 피해자들은 정부의 ‘병존적(중첩적) 채무인수’ 방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으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 전범기업 자산을 현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가 이뤄질 경우 한일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 국장은 이번 한일 외교당국간 국장협의에서 이 같은 피해자측의 주장을 전달하고, 일본기업의 배상금 기여 및 사과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한일 외교국장협의는 지난달 26일 도쿄에서 열린 이후 약 20일 만에 다시 개최됐으며, 서 국장과 후나코시 국장이 참석하는 한일 국장협의는 작년 11월과 1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소통을 지속하겠다” “가능한 한 신속히 현안을 해결해 한일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려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일 간 강제징용 배상 해결책을 합의하면서 2019년 7월 일본정부가 한국기업에 조치한 수출규제 강화 철회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등이 함께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